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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부산시교육감 선거 동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나온 무효 사례. 유권자가 모든 후보에 기표하거나 아예 기표하지 않는 등 다양한 무효표가 나왔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2일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1인 8표제'가 유권자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4장씩 두 번 총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든 유권자들은 크게 당황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기표와 중복기표로 인한 무효표가 속출하는 등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날 혼란은 투표장 곳곳에서 일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두 번에 나눠 투표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한 번 투표하고 투표장을 빠져나가는가 하면 1차로 받은 4장의 투표용지 가운데 1장에만 기표를 하기도 했다.
노년층 유권자들은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부산시 해운대구 우1동 주민자치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1차 투표용지를 받은 70대 노인이 "왜 시장선거 투표용지가 없느냐"라고 종사원들에게 따졌고, 한 50대 남자 유권자는 1차 투표만 하고 나가려다 투표 안내원의 제지를 받았다.
기표시간도 길어졌다. 부산진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이모(여·68) 씨는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드는 순간 눈앞이 깜깜했다"면서 "선거별로 후보를 확인하고 기표하는 데 한참 걸렸다"라고 말했다.
개표가 시작되면서 '1인 8표제'의 문제점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먼저 '1인 8표제' 개표 작업에 대한 준비가 소홀해 개표 작업이 지연됐다. 선거별로 투표함을 구분하지 않는 바람에 개표 초반 투표용지를 수작업으로 분류하는 데 애를 먹어 개표작업이 늦어지는 요인이 된 것이다.
부산 남고 체육관에서 진행된 영도구 개표소에서는 선거별 투표용지 분류가 더디게 진행되자 투표용지 분류기 운영부와 심사·집계부 선거사무원들은 한동안 일손을 놓고 기다려야 했다. 엄청난 투표용지를 처리하느라 개표기 고장이 속출해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가 1시간 넘게 중단되기도 했다.
투표용지 분류기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면서 개표가 시작되자 무효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날 밤 10시 현재 동구선관위가 집계한 무효표는 5.2%에 달했고, 이는 역대 선거의 평균치인 4%를 1.2%포인트 웃돌았다. 무효표 중 상당수는 아예 기표를 하지 않은 투표용지였다. 유권자들이 '1인 8표제' 탓에 관심을 끌지 못한 기초의원이나 교육의원 투표를 포기한 탓에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백양고에서 진행된 부산 북구 개표에서는 투표함당 50장가량 발견된 무효표 가운데 미기표 용지가 20여 장에 달했다. 후보자가 많다 보니 노년층 유권자들은 집에서 지지 후보를 적어와 투표용지 대신 투표함에 넣은 사례도 있었다.
부산매니페스토네트워크 차진구 대표는 "정책 선거가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실시된 1인8표제는 후보에 대한 검증 없는 '묻지마 투표'와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이번 선거에서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연계하는 방안 등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