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내년에 적용될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5180원'을, 재계는'4110원'으로 정해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달 29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안을 의결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 달 동안 양측의 기 싸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30일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28일 내년도 최저임금의 동결 요구안을 공식 제출했다.
경영계는 노동생산성을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을 인상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생산성만을 따져보면 내년 적용될 적정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6.2% 삭감된 2624원이 적절하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동결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영세·중소기업의 생존을 돕고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해결하려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근로자의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영향률'이 2000년의 2.1%(5만40000명)에서 올해 15.9%(250만 명 이상)로 급상승한 점도 경영계의 동결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저임금 영향률이 높을수록 최저임금 수준이 일반 근로자 임금수준보다 상대적으로 높음을 의미한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경기지표가 호전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지난해 워낙 안 좋았던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기저효과 때문으로 대다수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경영계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6% 오른 5180원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이 전체 노동자 임금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을 맴돌고 있어 '저임금 노동자 생계보장'이란 제도의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이 전체 노동자의 정액 급여보다 38.6%, 임금총액 대비로는 29.9%로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계속 정체 상태이며 우리나라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26%)이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도 인상을 해야 하는 근거로 들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원청기업인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하도급 불공정거래 때문으로 근로빈곤층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최저임금은 정당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