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후보 절반가량이 선거법에 허용된 선거공약서의 제작·배포를 외면하고 있어 정책선거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지역선관위와 각 지역 후보자들에 따르면 부산시장 후보인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와 민주당 김정길 후보는 선거공약서를 제작 및 배포하지 않고 있다. 무투표 당선된 2개 구를 제외한 전체 14개 선거구에 출마한 43명의 구청장 후보 중 44%에 해당하는 18명이 선거공약서를 만들지 않았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들은 선거공보 이외에 선거공약서를 작성할 수 있으며 선거공약 및 각 사업의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한, 재원조달방안 등에 관한 사항을 게재할 수 있다. 선거공약서의 매수는 광역단체장 총 16면, 기초단체장 총 12면 이내로 제한되며 제작 수량은 선거구 세대수의 10분의 1 이내여야 한다.
선거공약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권자가 선거공보물이 나오기 전에 미리 받아보고 후보자가 어떤 비전과 구체적인 공약을 갖고 지역을 이끌어나갈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다. 하지만 부산을 이끌어가야 하는 부산시장 후보와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선거공약서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인지도만 높여 당선되겠다는 것에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 구청장 후보는 "제작비용에 비해 표 유인력이 떨어져 선거공약서 제작을 하지 않았다"며 "다른 후보들도 선거공약서를 배포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아무래도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감 후보들도 다수는 아니지만 일부 출마자들이 비용문제로 선거공약서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출마자 홍보와 공약 알리기를 위해 선거공약서를 충실하게 만든 후보자들도 적지 않다. 일부 후보들은 장애인 유권자를 위해 점자 선거공약서를 만들었다. 한 교육감 후보 측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공약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선거공약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진구 부산매니페스토네트워크 대표는 "후보들이 충분한 고민 없이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되기 위해 공약보다는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면서 선거공약서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정책선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후보들이 선거공약서를 반드시 제작·배포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