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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부산역광장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남북 정상의 의장대 사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서순룡 기자 seosy@kookje.co.kr |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2일 대부분 시민들은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보수단체는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정상회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정치적 의도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는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된 이날 부산역 광장에 200인치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하는 모습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남측위 부산본부는 또 꽹과리를 치며 월드컵 응원곡을 '오 피스 코리아, 오 통일 코리아'로 개사해 부르는 '통일응원행사'를 펼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부산역에서 대형 스크린을 지켜보던 곽민경(여·26·부산 부산진구 부암1동) 씨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화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남과 북이 한층 가까워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200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새터민 박무관(35·부산 영도구 동삼동) 씨는 "두 정상이 만나서 북한의 국민들이 대부분 어렵게 살고 있는 상황을 타개해 줬으면 좋겠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돼 함경남도 함흥에 있는 처가에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이동훈(38·행정 6급) 씨는 "민족화해와 번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보고 가슴 뭉클했다"며 "우리 도에서도 내년 람사르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가해 줄 것과 남북 직항로 개설, 육로를 통한 농업협력사업 물품 전달 등 4가지 의제를 정부를 통해 건의한 바 있어 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김병규 정책실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시민들이 많지만 우려를 하는 시민들도 있다. 2000년 이후 남북관계가 진전돼 그만큼 시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생 이하나(여·22·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7년 전 정상회담 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얼마나 큰 일인지 알겠다. 사실 대학생 중에는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은데 이번 만남이 통일의 필요성이나 남북 관계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부 이옥엽(40·경남 창원시 성주동) 씨는 "통일을 앞당기는 실질적인 자리가 됐으면 한다. 특히 그냥 남북 정상들이 만났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핵문제 등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다뤄지는 한편 납북 어부, 국군포로 송환문제도 해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문화부 조용수 차장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남북이 실질적인 경제협력 사업을 보다 많이 펼쳐 상호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청년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000년 남북한 정상이 6·15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남북관계는 비약적 발전을 했다"며 "이번 2차 정상회담 또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초석이 돼 반세기 이상 갈라져 살아온 동포들의 삶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현상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거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박원경(여·28·부산 중구 영주동) 씨는 "역사적인 사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 일로 모든 문제가 다 풀릴 듯 기대한다면 그만큼 실망도 클 것"이라며 "장밋빛 기대를 남발하기보다는 차분히 합의점을 찾아가는 실속 있는 대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택시기사인 김성철(38) 씨는 "대체로 남북 정상이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기대를 갖는 손님들이 많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전략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많다"고 전했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는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관광지 자유의 다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공동대표는 "북핵과 북한 인권,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정상회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제대 통일학부 진희관 교수는 "양측 정상이 만난다는 자체가 남북 간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서로 주고받을 것이 분명했기에 이번 회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회담 마지막 합의문 발표 때 가시적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3일 오전 11시부터 부산 중구 민주공원 일대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하는 '2007 어린이 평화 큰잔치'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통일 OX퀴즈 등 평화통일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울산청년회는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염원하는 뜻으로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울산 삼산근로자복지회관에서 '영화로 만나는 우리 동포'란 주제로 민족영화 상영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