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인구의 10%를 자원봉사회원으로 등록시키라는 부산시의 '엄명'에 16개 구·군 자원봉사센터가 회원 늘리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선 자원봉사센터는 각 구청 소속 공무원도 모자라 관변단체와 노인회 명단까지 넘겨받아 '자원봉사자 16만 시대'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억지성 '허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2일 현재 부산시자원봉사센터와 16개 구·군 자원봉사센터의 등록회원 수는 16만8700여 명으로 지난해 12월 31일 6만5800여 명보다 10만2900여 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선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은 회원 배가 운동을 벌여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부산시장의 '불호령'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가 2005년 자원봉사사업 혁신평가에서 자원봉사부문 최우수기관으로 뽑혀 대통령상을 받았고, 같은 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천사의 도시'로 선정됐는데도 최근 부산의 인구대비 봉사자 수가 전국 꼴찌라는 보고를 듣고 허남식 시장이 노발대발했다는 후문이다. 또 행정자치부가 활동 회원 수에 따라 지원금조로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도 배경이 됐다.
하지만 일선 자원봉사센터는 각종 홍보활동과 연계사업으로 신규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수천 명을 확보하기가 시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자체로부터 관변단체와 노인·학생 등 각종 단체의 명단을 받아 인원을 채우는 사태가 빚어졌다.
A구 자원봉사센터의 경우 올들어 등록시킨 신규 회원 8000여 명 가운데 5000명가량은 관변단체 회원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3000명은 노인회 소속 회원들로, 노인회장의 동의 하에 전원 편입된 경우다. B구 자원봉사센터는 구청에 부탁해 소속 공무원들에게 가입을 요청하는 단체메일을 보냈고, 관변단체 임원들에게 소속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달라는 조건으로 명단을 넘겨받아 단번에 신규 회원 1만4000여 명을 만들었다. C구는 아직까지 6000명밖에 등록을 받지 못해 신규 회원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자원봉사센터 회원으로 등록된 줄도 모르고 있다 '자원봉사 일정, 장소, 내용' 등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은 회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관변단체 회원인 김모(53) 씨는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내가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회원이라고 하니 황당해서 항의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D구 자원봉사센터는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일정을 통보하는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자원봉사센터 담당자가 수천 명에서 1만 명이 넘는 신규 회원을 등록하는 일도 수월한 작업이 아니었다. 센터 직원들이 하루 종일 이름을 올리는 것도 모자라 구청에 부탁하기도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란 의미가 아무런 대가없이 자신이 직접 나선다는 것인데 시가 '회원 늘리기'를 부추겨 오히려 그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아 볼썽사납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구수 대비 10% 자원봉사자 확보 방침은 내년까지 목표치이며, 강제로 회원 수를 늘리라는 지시를 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