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이나 하천 등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물놀이 사고를 당한 개인과 보호자의 과실에 무게를 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부산지법은 지난 5월 강변유원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숨진 이모(당시 17세) 군의 유족들이 경남 밀양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가 물놀이 사고를 막을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피고는 유족들에게 7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안전장비를 갖추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했어야 했고 부모도 보호·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시의 책임비율을 25%로 제한했다.
관리 지자체의 위험 경고를 무시한 사고라면 아예 배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주지법은 2005년 8월 술을 마시고 전북 진안의 한 하천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하다 숨진 오모 씨 등의 유족들이 전북도와 진안군 등을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고지점 부근에 수영 금지 게시판 4개, 현수막 1개, 부표를 이용한 펜스를 설치하는 등 사고 위험을 충분히 경고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파도가 높게 치는 날 수영을 하다 변을 당하면 경고판이나 안전요원이 없었더라도 본인이 절반 이상의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월 수심을 알리는 경고판이 없는 해수욕장에서 헤엄치다 숨진 고교생의 유족이 낸 손배소에 대해 피해자의 과실을 50% 인정했다. 부산고법 김동진 판사는 "개인의 안전 도모 노력이나 예방 의지를 따져 과실을 묻지만 관리 주체의 과실도 일부 인정되고 있다"며 "미국 영국 등은 물놀이 사고의 법정다툼에서 공공기관의 관리책임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