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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뉴코아·이랜드 공동투쟁본부 소속원들이 비정규직 직원 200여명을 해고한 데 반발, 서울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집회를 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다음달 1일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고용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상적인 차별과 해고의 압력에 신음해 온 '반쪽 노동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와 사용자 양쪽 모두 법안 시행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로 반발하고 있어 법 시행과 관련된 부작용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공공부문이 선도=정부는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무기계약 전환, 외주화 개선 및 차별시정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국 1만741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계약직(기간제) 노동자 20만6742명 가운데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2년 이상(지난달 말 기준)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 7만186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종은 학교식당 종사자가 전체의 44.4%로 가장 많고 행정사무 보조원(10.3%), 교무·과학실험 보조원(9.2%), 학교 회계업무 담당자(5.3%)의 순이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요기관별로는 경남도교육청(3577명)과 부산시교육청(3050명) 울산시교육청(1651명) 등 교육행정기관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시시설관리공단(124명) 부산대병원(54명) 경남도청(52명) 부산 기장군청(20명) 부산항만공사(1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와 함께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지만 근속기간이 2년이 되지 않아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4만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내년 6월께 2차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 따른 소요비용은 올해 151억 원, 내년 1306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원칙없는 비정규직 사용 관행과 불합리한 차별, 외주근로자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 그동안의 비정규직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규직 전환, 이어지나=이날 부산은행 노사는 비정규직 직원 중 창구직원 및 전산 전문직원 606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는 '정규직 전환 노·사 합의문 조인식'을 가졌다.
노사는 수차례 협상을 통해 '기존 정규직 직원의 임금 동결'이라는 노조의 희생과 양보, '정규직 전환 전격 수용'이라는 사측의 결단을 서로 이끌어내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 양측 모두의 의미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신세계(5000명)와 홈플러스(2600명) 현대차(377명) 등 다소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추후 차별시정 제소 등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 분쟁의 싹을 제거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심하는 업계, 반발하는 노동계=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각종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똑같이 일하고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우리라고 차별을 둘 리가 있냐"며 "내년부터 우리도 적용이 되는데 엄살이 아니라 경영 사정이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똑같은 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푸념했다.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은 물론 사정이 다소 나은 기업들도 비정규직 업무를 외주용역으로 대체하고 법 시행에 앞서 비정규직들을 무더기 해고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사이에서도 공공과 민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정규직 545만7000명(노동계 주장 850만 명) 가운데 300명 이상 대기업에 소속된 비정규직 비율은 6.8%인 36만9000명으로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에 몰려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정규직화의 경우 2년간의 시간이 주어져 있지만 법 시행과 함께 당장 적용되는 '차별시정 제도'가 당면과제다. 정부의 차별시정 제도는 임금 근로시간 휴일·휴가 재해보상 등에 있어 정규직과의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규직 자동전환 규정을 2년으로 못 박음에 따라 '1년11개월'의 단기 노동자가 양산될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사유 제한'이 아닌 '기간 제한'으로는 무단해고 등 기업의 자의적인 결정을 막을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