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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두 명이 마주 앉아 사행성 놀이로 변질돼 논란이 일고 있는 '유희왕 카드' 게임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최근 초·중학생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희왕 카드'가 고가로 매매되는 등 사행성 놀이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겨울방학을 맞아 유희왕 카드 놀이에 심취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카드를 고가에 구입하려는 아이들과 이를 막는 학부모들 간 실랑이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문구점 앞. 학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가방을 짊어진 채 문구점 앞에서 '유희왕 카드'가 들어 있는 봉지를 뜯고 있었다. 5장이 들어 있는 한 봉지 값은 500원. 어린 학생들에게 적은 돈이 아니지만 이들은 4~5봉지를 한꺼번에 사들고 20여 장 가운데 1~2장을 뺀 뒤 나머지는 모두 길바닥에 던져버렸다.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손에 쥐고 있던 카드를 옆 친구들의 카드와 비교하면서 '흥정'에 들어갔다. 한 학생이 점수가 가장 높은 카드 한 장을 4000원을 주고 즉석에서 구입해 버렸다. 카드를 구입한 초등학교 3학년 김모(11) 군은 "친구들과 유희왕 카드를 하려는데 점수가 낮은 카드밖에 없어 친구들이 끼워주지 않는다"며 '거금'을 주고 산 이유를 댔다. 옆에서 구경하던 김 군의 친구는 "카드를 사려고 왔다가 지금 갖고 있는 카드보다 높은 점수의 카드가 없어서 사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옹기종기 모인 학생들은 "1만 장 중에 하나가 들어 있을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카드는 한 장에 5만~6만 원에 팔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일부 문구점 주인이나 어른들이 학생들로부터 희귀 카드를 구입해 웃돈을 얹어 되파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유희왕 카드는 게임 도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보통 카드와 달리 카드 자체에 '재산가치를 나타내는 점수'가 부여돼 있어 어린 학생들이 게임에 유리한 카드를 갖기 위해 용돈을 '탕진'하고 있다.
게임 특성으로 인해 카드판매사에서 이용자끼리의 매매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밝히고 있지만 문구점이나 학원 주변에서 학생들이 '즉석 경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카드게임장과 인터넷을 통해 점수별 가격대가 매겨져 있는 데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용돈 마련을 위한 '도박'으로 인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학부모 이원렬(40·부산 동래구 안락동) 씨는 "학교 주변 문구점 앞이 '미니 도박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어린아이들의 이 같은 거래를 말리기는커녕 도리어 부추기는 기성세대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 유희왕 카드게임이란
일본 만화 '유희왕'에서 유래된 게임으로 대개 2명이 40장 이상의 카드를 갖고 8000점에서 시작한다. 서로 펼쳐 보이면서 카드에 적힌 점수나 규칙에 따라 상대방을 0점으로 만들면 이긴다. 포커처럼 정해진 카드로 규칙에 따라 승부하는 게임과 달리 각자 자신만의 카드를 갖고 필요한 카드를 얻기 위해 카드를 사거나 교환하는 일종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