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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이 매년 주최하는 장산제는 3000여명이 찾는 신시가지 최대 축제이다. 사진은 무용수들이 지난해 11월 열린 장산제에서 마을의 평안과 화합을 기원하는 고천무를 추는 장면. 김성효기자 kimsh@kookje.co.kr |
'해운대 장미공원조성 시민모임'(대표 김맹호) 회원들은 휴일에 더 바쁘다. 대천공원과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를 감싸고 있는 장미를 보살피느라 하루가 짧기 때문이다. 6년 전부터 한그루씩 심은 장미가 총 5만여그루. 요즘은 신시가지를 벗어나 반송 지역에 장미 싹을 퍼뜨리고 있다. 주민 30여명이 '회색빛 콘크리트 도시를 우리 힘으로 가꾸자'며 만든 장미모임은 그동안 '꽃도시 만들기 우수상'과 '해운대 가꾸기 우수상'을 수상하며 지역의 대표적 동아리로 자리잡았다. 김 회장은 "공터를 확보해 장미 묘목장을 만드는 것이 올해 사업 목표"라고 말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삭막한 베드타운이던 신시가지에 사람 냄새가 나고 있다. 급조된 '콘크리트 도시'를 '제2의 고향'으로 만들어 나가는 120여개 시민단체 및 동아리의 활동이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요즘 신시가지 중심가에는 '휴일 하루, 도로를 주민들에게'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어린이집연합회와 부녀연합회 회원들이 중심인 '차 없는 문화거리 추진위원회'(이하 차문추)에서 내걸었다. 지하철 장산역 프리머스 영화관~대원아파트 사거리 530여m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자는 것이 활동 취지다. 현재까지 화목·벽산1차·삼정코아 아파트 상가 번영회 회장들의 동의를 받고,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태경 차문추 집행위원장은 "한달에 두번 정도, 일요일에 차량통행을 제한하고 주민과 함께 하는 음악회·연극·공익 바자를 연다면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대표 오동석)은 신시가지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단체이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던 1992년 '신시가지 입주 예정자 모임'에서 유래됐으니 1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99년에는 '장산보존회'와 '신시가지를 가꾸는 모임'이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으로 통합됐다.
해운대소각장 다이옥신 감시기구를 만들어 부산시로부터 매년 두차례씩 대기환경 측정을 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이 대표적인 성과. 최근에는 부산시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달맞이언덕 AID아파트의 재건축 고층화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다. 1999년부터 매년 가을 열리는 장산제는 신시가지에서 열리는 가장 큰 주민행사. 오 대표는 "신시가지 만의 공동체 문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아쉽다"며 "앞으로는 공공시설 확충과 문화 공동체 운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인들도 지역현안이 발생하면 두팔을 걷고 나선다. 지난해에는 장혁표 전 부산대 총장 등 40여명이 '종합병원 유치위원회(위원장 남명숙)'를 구성해 백방으로 뛴 결과 백병원이 신시가지에 자리잡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신시가지 최대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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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장미공원조성 시민모임' 회원들이 자신들이 만든 신시가지 대천공원 내 장미터널 속을 활짝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권금자 부회장, 정태규 총무, 최계양 재무부장, 최광배 부회장, 유명옥 부회장. 김성효기자 |
주부들의 노래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1998년 창단된 '신도시 어머니합창단'은 현재 회원만 60여명에 이른다. 연령층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매년 부산지역의 어둡고 소외된 곳을 찾아다니며 희망의 노래를 전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결성된 모임도 많다. 상당중학교는 1997년부터 꽃꽂이 도자기 등 어머니 취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취미교실은 학부모 중 각종 취미활동에 관한 전문가들이 무료로 어머니들을 상대로 일주일에 한두시간씩 무료로 강의하며 학교측은 장소를 내준다.
39개 아파트단지 회장단 모임인 '신시가지아파트연합회'(회장 황병룡)는 최대 NGO이다. 아파트 하자보수와 부실공사가 드러난 아파트의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황 회장은 "해운대에서 국제행사가 자주 열리기 때문에 공원이나 가로수 보호를 위한 주민운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신시가지 내에서 발행되는 격주간지 '신도시 라이프' 예성탁 편집인은 "인구의 98%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다 보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농촌처럼 정다운 이웃문화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연말 문화회관이 들어서면 주민자치 활동과 동아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
사회1부 광역이슈팀=이노성 배성재기자 issu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