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장애인에겐 취업 만큼 중요한 장벽이 또 있다. 어렵게 잡은 직장에서 적응하는 것이다.
지난 2002년 1월 부산 동래우체국에 입사한 정우철(29)씨. 뇌병변 3급 장애인인 그는 동아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2년간 5차례 낙방 끝에 어렵사리 직장을 잡았다. "장애인에겐 좋은 직장에 입사하는 것 만큼 잘못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사 후 그의 근무 철학은 '비장애인처럼 일하라'이다. 정씨는 "입사 때 상사와 동료들이 업무량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적게 배분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봤다"며 스스로 비장애인과 똑같은 업무량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장애인이기 때문에 일을 덜 한다거나 못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3년9개월 간 우체국 총무업무를 담당하다가 두달 전 등기우편실로 자리를 옮긴 정씨는 비장애인보다 30분 빨리 출근하고 30분 늦게 퇴근하려고 노력한다. 동료들과 정당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정씨는 '장애'를 숨겨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증 장애인이 '장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입사했다가 뒤늦게 난처해지는 경우를 많이 봐서다.
정씨는 "스스로 위축돼 자신감을 잃는 장애인들이 많다. 장애를 이상하게 바라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오히려 장애일 뿐이다"며 후배 장애인 취업 준비생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임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