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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장애인 문상곤씨가 27일 직업능력개발센터 CAD·CAM 기계 앞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김동하기자 kimdh@kookje.co.kr |
부산 기장군 정관면 부산직업능력개발센터는 대표적인 장애인 직업훈련기관이다. 첫 수료생을 배출한 지난 2002년 수료생이 111명에서 올해는 145명으로 껑충 뛰었다.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도 3년전 8명에서 올해는 전체 수료생의 18.6%인 27명으로 급증했다. 비장애인들이 취업을 위해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는 것보다 장애인들의 면학 열기는 훨씬 뜨겁고 치열했다.
고학력 장애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올해 신설된 '공무원 준비반'. 최소 5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입소 자격이 주어진다. 영하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실내 분위기는 동영상 강의를 청취 중인 수강생들의 열기로 항상 뜨겁다.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지체장애 2급 최현섭(32·가명)씨. 이곳에서 그는 희망을 찾았다. 지난 2001년 부산외대를 졸업한 그는 4년여 동안 절망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수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은 최씨의 겉모습을 보고 면접기회조차 주지 않고 돌려보내기도 했다. "참담한 기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인간인데도 인간처럼 봐주지 않더군요."
취업 공부를 위해 학원도 다녀봤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목발을 짚는 그를 곁눈질하는 학원생들의 시선이 싫어 결국 집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공무원 준비반을 찾은 최씨는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고, 서로 부족한 점을 헤아릴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입소해 기능훈련 1팀의 CAD(컴퓨터 활용 설계)·CAM(컴퓨터 활용 생산) 과정을 밟고 있는 문상곤(29·부산 동래구)씨. 그는 동아대 3학년때 녹내장 진단을 받고 7차례에 걸친 수술끝에 시야장애(앞이 안보이는 시각장애와 달리 시야의 범위가 좁아진 장애) 5등급 판정을 받았다. "장애인 복지카드증을 받은 후 며칠 동안은 정신이 멍했다. 장애인임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기계무역회사에서 몇 달 간 일한 경험이 전부인 문씨는 재취업의 활로를 뚫기 위해 2004년 10월 직업능력개발센터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씨의 부모는 다른 장애인들을 보고 입소 자체를 강경하게 반대했다. 우여곡절끝에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야 한다는 논리로 부모님을 설득, 입소에 성공했다. 막상 입소해 문씨가 직업능력개발센터가 장애인기관이라는 편견을 깨는 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입소해서 함께 어울려 보면 장애인들도 사회의 친구·동료들과 금새 똑같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14~18개월 교육 과정의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는 문씨는 "배운 기술을 활용, 금형 부품을 제작하는 회사에 취업해 자아실현을 이뤄 나갈 것"이라며 희망찬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