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취업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기에 앞서 상아탑의 꼭 닫힌 문부터 열어야 한다. 200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부산지역 장애인 수험생은 고작 58명이었다. 몇몇 대학에선 장애등급에 따라 지원자격을 제한하기도 해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중인 부산의 4년제 대학은 부산대·신라대·동명대·인제대 등 4곳. 전국에서는 61개 4년제 대학에서 한 해 300명 미만의 장애 학생을 특별전형으로 뽑고 있다. 2006학년도 4년제 대학의 모집요강이 20만773명인 점을 감안하면 '새발의 피'인 셈이다.
장애정도와 등급으로 입학을 제한하는 대학도 상당수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봉주(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9월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 특례입학 자료를 제출한 42개 대학 중 27개 대학이 장애유형을 시각·청각·지체부자유 등으로 구분해 지원 자격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요강에 지원자격을 명시하지 않은 대학들도 '장애인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다'는 이유로 장애 정도를 확인한 후 선발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대학에서 지원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영남의 A국립대는 모집요강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시설, 설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미리 학업 가능여부를 상담하고, 반드시 원서접수 5일전에 선정대상 신청서를 제출해 적격여부의 심의결과에 따라 지원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립대와 교육대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 및 설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으므로 학업이 가능한가를 확인한 후 신중히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교육부가 실시한 '장애학생을 위한 대학 교육복지지원 실태조사 및 학습권 보장방안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85개 대학 중 11개 대학만이 최우수 판정을 받았고 절반에 가까운 89개 대학이 개선요망 판정을 받았다.
정 의원은 "장애 학생들의 '학력'이 아니라 '장애'를 자격조건으로 제한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국내 장애인들이 충분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제도 및 시설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