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는 20일 조직위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이의 굴욕적 이면계약 체결 파문을 한사코 덮으려고 했다.
이들은 ‘국익 보호’란 논리를 내세웠다. 조직위와 OCA는 지난해 9월 각종 계약에 대한 이행보증금으로 2천만달러를 조직위가 OCA에 예치하되 이같은 사실이 공개될 경우 ‘몰수’할 수 있도록 협약을 체결했는데 본지 보도와 타 언론의 후속 보도로 ‘몰수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이날의 대(對)언론 보도자제 요청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굴욕적 이면계약 체결 사실을 가장 먼저 안 것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지난 5월29일부터 6월30일까지 조직위와 부산시를 상대로 아시아경기대회 준비실태 감사를 벌이면서 2천만달러 부당예치 사실을 적발해 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2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내용은 누락시켰다. “협약 내용이 알려지면 OCA가 예치금을 몰수한다는 조항이 있어 국익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박종구·朴宗九 공보관)이란 게 이날 감사원측 해명이다.
문화관광부는 이날 조직위를 앞세워 타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후속 보도의 원천적 봉쇄를 시도했다.
문광부 관계자는 “‘시드니 협약’은 내용상 OCA에 기부금 3천5백만달러를 주는 대신 2천만달러를 예치하고 문제가 없을 경우 돌려받기로 한 잘된 협상”이라고 강변한 뒤, “‘몰수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언론에 협조를 당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언론 보도 후 OCA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고 답했다.
문광부와 조직위는 또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21일로 예정된 조직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들의 ‘입’마저 막겠다는 발상이다.
/ 이은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