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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와 새》... <2>금강하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1-01-15 00:00:0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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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감하는 해가 서쪽 하늘로 기울면 금강 하구의 유부도는 별천지로 바뀐다. 검붉은 해를 배경으로 수천 마리의 검은머리물떼새가 하늘로 비상, 아름다운군무를 펼친다. 갯벌을 검게 물들이며 앉아있던 검은 새가 일시에 하늘로 날아 오르면서 흰색으로 변신한다. 마치 마술사가 요술을 부리듯.

겨울철 금강 하구 유부도에선 매일 이같은 장관이 연출된다. 천연기념물 제326호검은머리물떼새가 펼치는 아름다운 군무는 하루 여러차례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해질녘이 최고다. 생존개체 수가 전 세계적으로 4천여 마리에 불과한 검은머리물떼새 2천여 마리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다. 부리가 붉고 배가 흰 검은머리물떼새는피아노 건반마냥 흑백이 대조를 이루면서 날갯짓을 해 탐조객을 사로 잡는다. 그저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들이 펼치는 군무를 보기 위해 외국인들도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곳을 찾아 온다.

새들의 천국, 금강습지는 인간들에게도 유용한 삶터다. 특히 유부도 갯벌은 이곳20여 가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아직 오염되지 않아 죽합, 동죽 등 패류는 물론 다양한 어류가 서식해 이곳 주민들은 물론 새들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을 경계로 흐르는 금강하구의 보물섬 유부도는 장항공단 끄트머리나 반대편의 군산공단 부두에서 선외기선을 이용해 5~10분이면 들어갈 수 있다. 한눈에 보아도 부산 낙동강 하구의 진우도같은 느낌을 준다.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한적한 섬 유부도는 철새들의 「해방구」다. 학생 2명, 교사 1명이 다니고 있는 초미니학교인 송도초등학교 유부도분교 뒤뜰에도염생식물이 자라고 있어 간혹 철새들이 찾아든다. 학교를 돌아 왼쪽으로 펼쳐진 해변은 청둥오리떼가 여름철 해수욕장 인파처럼 몰려 겨울을 나고 있다.

물이 빠지면 경운기로 달려도 30분은 걸린다는 갯벌을 망원경으로 살피다보면군산공단이 보이는 섬 오른쪽 모래톱에서 시커먼 새떼를 발견할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물까마귀라고 하는 검은머리물떼새. 멀리 캄차카반도에서 내려온 손님들이다.

금강하구는 하구둑의 건설로 철새가 줄어들었으나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해 개리(천연기념물 제325호) 그리고 국제희귀보호종인 검은머리갈매기 등 20여종 10만마리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강하구의 탐조 여행은 금강대교 위쪽 군산시 나포면 옥곤리 문화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난 95년 조성된 생태마을로 2박3일 일정으로 숙식과 단체탐조 가이드도 받을 수 있다. 아침일찍 하구식당(063-453-1553)에서 구수한남도음식으로 요기를 한뒤 십자들을 찾아간다. 기러기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좋을십자들을 지나면 한국조류보호협회가 운영하는 조류관찰대(063-453-4747)가 있다.

이곳에선 가창오리떼 1만~2만 마리를 쉽게 만난다. 필드스코프 2대가 설치돼 있고비디오·박제 등의 자료도 전시돼 있어 새에 관한 체계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금강대교 바로 아래에는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강물 위에 무리지어 쉬고 있다. 태극문양이 선명해 일명 태극오리라고도 한다. 이곳에선 가창오리와 함께 개리도 볼 수 있다. 금강하구에 오리류가 많은 것은 아직 환경이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곳에는 풀씨 낟알, 수초 등 오리류가 즐겨먹는 먹이도 풍부하다. 특히 동아시아 각국의 조류학회는 올해 보호새로 가창오리, 개리 등을 지정해 금강하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강대교 아래 B지구 모래톱에서는 원앙가족과도 만날 수 있다. 부부애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원앙은 알고보면 월동지에서 해마다 짝을 바꾸는 「바람둥이」다.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해 금강 하구둑을 찾으면 서천환경운동연합이 관리하는 탐조대(041-956-3901)가 있다. 전망대 휴게소같은 이곳에서는 오리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금강대교쪽 보다는 여유를 가진 듯 호안 가까이 접근하는 녀석들도많다. 금강하구둑과 유부도 가는 군산공단길 중간 모래톱 갯벌에서도 희귀새인 검은머리갈매기 20~30마리를 볼 수 있다. 갯벌 위를 날아다니면서 내려앉는 품격에서여느 갈매기와는 다르다. 자세히 보면 이 갈매기는 꼬리부분에 세일러복처럼 계급장 줄무늬가 뚜렷이 보인다.

그러나 새들의 천국, 금강하구에도 개발의 어두운 그림자는 어김없이 찾아들고있다. 강주변에 대형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등 대형 유원지 개발계획이 나오고 이곳금강하구의 물을 새만금 만경강의 희석수로 빼내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철새들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 김해창기자hckim@kookje.co.kr《탐조장비 쌍안경 8-12배율 적당》철새를 만나러 갈때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두꺼운 방한복부터 챙겨야 한다. 그러나 원색계통은 피한다. 탐조를 제대로 즐기려면쌍안경 혹은 망원경(필드스코프), 조류도감, 수첩, 연필 등 필기구도 갖춰야 한다.

쌍안경으로는 전경이나 날아가는 새를 포착해 볼 수 있고 필드스코프를 이용해먼거리에서 한 종류의 새를 집중해 볼 수 있다. 쌍안경의 배율은 8~12배율이 적당하다. 배율이 높은 것은 눈이 쉬 피로해진다.

쌍안경은 국산 중저가품이 7만~8만원, 외제는 14만~15만원 정도. 필드스코프는국산제품도 외국산에 뒤지지 않는다. 17만~2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삼각대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만족스런 탐조를 위해선 포켓용 조류도감도 갖추는게 좋다. 탐조회원들은 LG상록재단이 최근 발행한 「한국의 새」를 적극 권한다. 탐조장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습지와 새들의 친구」(051-752-6313)로 연락하면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금강지킴이 김영옥 채승훈 최진하씨》금강하구를 지키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영옥(40·사진 가운데)씨는 금강하구 생태마을인 문화마을(011-658-8124) 운영위원장이며 한국조류보호협회 회원이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몇달전에 일부러 그만두고 아예 탐조가이드 겸철새지킴이로 나섰다. 채승훈(42·사진 왼쪽·019-605-6605)씨는 금강하구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진작가다. 20년 경력의 채씨는 3~4년 전부터는 금강하구의 새와 갯벌을 촬영, 지난해엔 「금강하구의 새」라는 사진집도 발간했다.

서천환경운동연합 최진하(41) 사무국장은 금강 하구둑의 탐조센터에 상근한다.

서천지역의 「시민신문」 편집장을 지냈던 최씨는 최근 사단법인 금강환경교육센터 소장도 겸해 금강하구의 생태환경 및 탐조교육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부도로 들어가는 배도 이곳에서 소개 받으면 된다. 또 군산YMCA 유희영(46) 사무총장은 생태마을 추진은 물론 금강하구의 생태프로그램 개발 및 이들 활동가를 뒤에서묵묵히 지원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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