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롯데가 목표로 하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과연 가능한가.이에 대한 대답은 당초 회의적이었다가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절반정도의 가능성은 보이고 있다는게 적절할 것 같다.

전준호 박동희 염종석 윤형배 등 주전선수들의 군입대와 박정태의 합류불가능 때문에 사상 최악의 전력으로 평가받아온 롯데는 신임 김용희감독의 `실전야구'라는 동계훈련스케줄로 전력향상이 상당한 수준까지 이루어진 것으로보인다.

이를 반증하는 자료로는 비록 시범경기지만 3차례의 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한 것으로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강상수 주형광 가득염 윤민철의 투수력을 체크했고 홍순기김종훈 박지환 등 새로운 얼굴들의 타력을 점검할 수 있었던 것.

투수진에 있어 강상수는 역시 빠른 공(145)이 눈에 띄었는데 특히 타자 무릎근처를 파고드는 직구는 위력이 상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난13일 대LG전의 경우 3이닝동안 사사구를 5개나 허용하는 등 제구력에 다소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억대고졸 신인 주형광은 20일 대태평양전에서 3이닝동안 10타자를 맞아 안타3개를 허용했지만 타자를 교란하는 다양한 변화구가 인상적이었다.그러나 주형광 역시 제구력에는 아직까지 자신감이 없고 상황에 따라 공에 변화를 줄수 있는 노련미가 떨어진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하와이 윈터리그에 다녀온 뒤 부쩍 기량의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가득염은 대LG전에서 4이닝을 던져 16타자에게 3안타만 허용하는 호투를 기록,롯데의 허기진 투수진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가득염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가 안정된 제구력을 갖춘 것으로평가되고 있다.

주형광과 함께 롯데의 고졸신인 윤민철은 대LG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 4타자를 맞아 안타없이 포볼 1개만 허용하는 말끔한 처리를 했다.

윤민철도 호주전지훈련중 노상수투수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으로 투구폼이 크게 나아져 무게실린 볼을 던지고 있다.

타자쪽에서는 호주전지훈련기간에 가진 연습경기에서 부진한 타력을 보여준재일교포 홍순기가 시범경기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홍순기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드래곤스의 오치아이를 연상케할 만큼 갖다맞추는 교타와 장타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올시즌 롯데타선의 3번을 맡게될 것으로 보이는 홍순기는 김민호김응국으로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교두보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시즌 롯데의 타선은 주전들의 잇단 방위입대로 1번에는 이종운, 전준호가2번, 공필성은 9번으로 옮겨갈 게 확실하다.

이밖에 호주전지훈련이후 타격감각이 부쩍 좋아진 김종훈 김민재 등도 6, 7번에는 기용될 수 있다는게 김용희감독의 얘기다.

김용희감독은 "절대 조급하게 팀을 이끌지는 않겠다"며 "올시즌에 모든 승부수를 던지기 보다는 3년정도를 내다보고 수직그래프를 그리듯 하나하나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4월3일 마산에서 대삼성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가 끝이나면 9일부터 올시즌 대장정에 돌입하는 롯데가 `젊은거인 싱싱한 롯데'라는 캐치프레이즈에걸맞게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틔워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민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