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축산물 할인 사업 지원과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거나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이지만 정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군·예산군) 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7년 동안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들어간 재원은 1조26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예산 편성 첫해인 2020년 180억 원, 2021년 1540억 원, 2022년 1080억 원, 2023년 1305억 원, 2024년 1667억 원, 2025년 2280억 원, 2026년 4580억 원이다. 올해 예산(8월까지 90.3%인 4135억 원 집행)을 2020년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할인 행사 전·중·후 산지 가격, 농민과 산지 조직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한 단가, 유통업체의 농산물 매입액·매입량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사업이 7년째 진행되고 있으나 농민 소득 증대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 등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이 특정 대형 유통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시갑)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이마트에 관련 예산 698억 원을 지급했다. 하나로마트(339억 원)와 GS리테일(258억 원)보다 훨씬 많다. 해양수산부 지원액(이마트에 157억 원·롯데마트 87억 원·GS리테일 33억 원)도 업체별로 차이가 컸다. 파산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는 지난해 농식품부로부터 168억 원, 해수부로부터 49억 원을 지원받았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 13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이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목적 예비비 4조2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 제도는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 9월 18일 발표한 10차 석유 최고가격(9월 19일 0시부터 적용)은 휘발유 ℓ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 등으로 9차 때와 동일했다. 산업부는 제도 운용이 끝나는 대로 업계와 협의한 뒤 정산 가격을 확정, 손실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을)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4일간(9월 24~27일) 전국 재정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612만9000ℓ로 집계됐다. 지난 설 연휴 판매량 362만5000ℓ보다 69.1%, 지난해 추석 연휴 판매량 404만 5000ℓ보다 각각 51.5% 늘었다. 정부가 추석 연휴 때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유가를 9월 17일보다 ℓ당 100원 내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국도로공사는 보전액 60억 원을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