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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연구팀이 북극에서 해빙 탐사 작업을 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
- 북극해 변화 담은 장비 회수
- 해빙 두께 등 실측자료 확보
- 생태계 밝힐 오징어 첫 채집
우리나라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83일간의 북극 탐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 해양환경 변화를 추적하는 동시에 북극항로 안전운항에 필요한 해빙 실측자료를 확보, 향후 항로 예측기술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
극지연구소는 17번째 북극 탐사에 나섰던 아라온호가 1일 광양항으로 귀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탐사는 북극해 기후·해양환경과 생태계, 해저환경을 조사하고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현장자료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양은진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해빙 때문에 회수하지 못했던 장기계류장비 가운데 2기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는 동시베리아해와 척치해 등에 1년 이상 설치돼 수온·염분·해류, 해빙 두께, 식물플랑크톤 생물량, 영양염 등을 연속 관측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북극해 해양환경의 장기 변화 추세를 분석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시계열 자료를 확보했다.
북극 생태계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성과도 나왔다. 연구팀은 척치 보더랜드 북위 75도 해역에서 그동안 음향과 영상으로만 포착됐던 오징어 성체의 실물 표본을 채집했다.
오징어는 북극해 먹이망에서 상·하위 영양단계를 잇는 핵심 생물로, 이번 표본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 분포와 먹이망 변화 분석에 활용될 전망이다. 해당 해역은 지난 6월 중앙북극해 공해상 비규제어업 방지협정(CAOFA) 당사국 회의에서 공동 과학연구·모니터링 프로그램 우선 시범 해역으로 선정된 곳이어서 국제 공동연구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고위도 해역 연구도 진행됐다. 홍종국 박사 연구팀은 북위 약 79.5도의 중앙북극해에서 해저 퇴적물과 해수를 채취해 과거 북극해의 장기 환경변화와 진화 과정을 추적했다. 또 빙하 활동과 심부 메탄가스 이동 흔적이 보고된 남쪽 해역에서는 해저 메탄의 분포와 이동 양상을 조사했다.
이번 탐사는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운영을 위한 실측 기반 통합 예측기술 개발(SAFE-SEA)’ 사업이 현장에 처음 적용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진경 박사 연구팀은 북극항로 안전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해빙 두께와 물리적 특성 등을 직접 관측해 실측자료를 확보했다. 수집된 자료는 앞으로 AI를 활용한 해빙 변화와 항로 위험 예측기술 개발의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일과 북극항로를 준비하는 일은 모두 북극을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한다”며 “아라온호가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북극 연구를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