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진은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에 설치된 환율 현황판. 이날 주간 원/달러 환율은 9.4원 내린 1359.3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
- 달러 환전액 6개월來 최대치
한동안 약세였던 원화 가치가 최근 급반등하는 가운데 환차익을 추구하는 ‘환테크’도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는 달러와 엔화 매수세가 강해진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오후 3시30분 기준가(기존 주간 거래 종가)는 9.4원 내린 1359.3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 1일 1.8원 상승했다. 이후 이틀 연속 내림세로 돌아섰다. 환율은 3일 오전 10시29분께 1355.9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3일(1353.8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란 공격을 재개하며 지정학적 불안감은 높아졌으나 원/달러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대신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달러 강세 요인을 모두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확보한 약 265억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등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달러화 매도 물량이 외환시장에 풀리고 있다. 또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잦아든 것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린 것도 원화가 강세로 돌아선 주요인으로 평가된다.
개인들은 달러와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달러 환전액은 지난 7월 3억4900만 달러로 달러 강세 기대감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1월(5억600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엔화 환전액도 같은 기간 376억 엔으로 전년 동기(185억 엔)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는 환차익을 기대한 이른바 ‘환테크(환율+재테크)’ 수요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비를 조달하는 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달러 예금과 엔화 예금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달러 예금 잔액은 1089억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11억2000만 달러 늘었다. 국내 달러 예금이 1000억 달러를 넘은 건 통계를 집계한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25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도 총 1조3456억 엔으로 집계됐다. 7월 말(1조388억 엔)보다 29.5%(3068억엔·약 2조6580억 원) 늘었다.
은행권에서도 최근 다양한 외환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유인에 힘쓴다. 토스뱅크는 최근 자동이체를 설정하면 환전 절차 없이 정해진 금액만큼 달러로 바꿔 적립하는 ‘외화 저금통’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환전 주머니’에서 보유한 외화를 해외에서 QR코드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증권사에서는 올 하반기 원화가 한동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LS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연말 환율 범위를 1346~1452원으로 제시했다. LS증권 최광혁 투자전략실장은 “현재 금리와 펀더멘털 요인까지 고려할 때 환율은 상방보다는 하방 압력이 높은 시점”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안정된다면 외국인 순매도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 지연됐던 경상수지 관련 환전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