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예결원 등 5곳 안착
- 부산 금융정책·실행 일원화 효과
- 산하 기관·로펌도 줄유입 기대
- 市, 공공기관 유치전략 바꿔야
정부가 추진하는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산 금융계가 술렁이는 모습이다. 두 기관은 막대한 이전 효과를 지닌 금융 정책 수립 및 감독 상위 기관이어서 부산이 추진 중인 국책은행 유치와 같이 실현된다면 현재 부산에 있는 금융공기업과 함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25일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중앙부처 이전 대상에 포함돼 특수법인 금감원,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위와 금감원은 현재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관 이전 시기와 청사 확보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도 나온다. 현행 행복도시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계획을 수립해 대통령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공청회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전 대상을 고시하는 절차를 밟아 확정한다.
금감원은 올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공공기관 지정은 유보했으나, 다른 공공기관과 함께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이찬진 금감원장은 조직 내부에서 지방 이전 등 정부 정책 방향에 반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감독기구가 현장을 떠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금융기관이 집중된 탈서울을 반대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입장 변화가 감지되는 지점이다. 아울러 정부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이전도 유력하게 검토한다.
부산지역에서는 두 상위 기관의 이전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 정책과 감독 권한을 지닌 핵심 기관이 이전하면 정부 정책 및 실행이 일원화하는 집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산하 연계 기관은 물론 대형로펌 등 민간 회사도 원활한 협의를 위해 이전 지역으로 추가 유입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2금융중심지이자 1차 금융기관 이전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 공공기관 5곳이 내려와 있어 집적 효과가 크다”며 “이미 관련 인프라나 정주 여건 등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밝힌 ‘집적과 집중’ 원칙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정부는 이전 대상으로 수도권 내 공공기관과 소속기관 등 350여 곳을 폭넓게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2차 이전에서 거점도시별 핵심 산업과의 집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정부의 ‘5극3특’ 전략과 같은 맥락에서 지역별 전략 산업을 고려해 이전 기관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각 지역에 인심 쓰듯이 떡 하나 나눠주는 식의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토균형발전 등 여러 가지 부대 효과가 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전할 수 있는 모든 기관이 지역으로 내려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부산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지방 거점도시에 행정·공공기관이 대거 배치될 가능성이 커진다.
‘집적과 집중’이라는 정부의 방침은 1차 이전 대상이었던 행정·공공기관이 부산 등 전국의 10개 혁신도시에 분산됨으로써 지역 동반 발전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있을 공공기관 이전 때는 관련 정책을 전국 단위의 거점도시 조성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더불어 주거·교통 등의 여건이 좋은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배치해야 수도권 인구를 분산할 수 있는 지렛대로 작용한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밖에 정부가 지자체의 혁신도시 투자 효과성에 비례하는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부산은 현재 산은 등 국책은행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으로, 금융위와 금감원 부산 유치 추진까지 아우르는 ‘전략 변경’이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 노조가 서울 여의도에서 연일 지방 이전 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반발이 커서 여기에 더해 상위 기관 유치까지 뛰어들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