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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12회 : 북극이사회에서 북극의 미래를 묻다

- 북극항로 시대, 청소년도 국제협력의 대화에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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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북극체험탐험대는 11일 트롬쇠 프람센터(Fram Centre)에 위치한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사무국을 방문해 북극이사회의 역할과 워킹그룹 활동, 북극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협력 현황을 듣고, 부산 청소년의 시각에서 북극항로와 청소년 교류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특히 북극항로를 단순한 물류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지역 공동체, 국제협력이 함께 얽힌 미래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북극체험탐험대원들이 노르웨이 트롬쇠 소재 프람센터를 찾았다. 프람센터에는 북극이사회,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등이 입주해 있다.
■ 북극이사회 “국가 간 어려움 속에서도 협력은 계속”

이날 북극이사회 사무국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안야 살로(Anja Salo)와 워킹그룹 담당자 크세니아(Ksenia)는 학생들에게 북극이사회의 조직과 역할, 워킹그룹의 활동을 소개했다. 북극이사회는 8개 회원국과 6개 원주민 상임참여자(Permanent Participants), 38개 옵서버로 구성된다. 한국은 2013년부터 비북극권 옵서버 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실질적인 연구와 평가, 정책 권고는 6개 워킹그룹을 통해 이뤄진다. 북극의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문제를 다루는 ACAP, 장기적인 환경 모니터링과 평가를 담당하는 AMAP, 북극 생태계와 철새 보호를 담당하는 CAFF, 해상·육상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EPPR, 해양환경 보호를 맡는 PAME, 사회·경제·문화 등 인간 중심의 문제를 다루는 SDWG 등이다.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료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워킹그룹 차원의 실질적인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국가 간 정치적 관계가 복잡해진 상황에서도 북극 환경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며 오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북극 문제가 어느 한 국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국제적 과제라는 점을 확인했다.

북극이사회 워킹그룹 담당자 크세니아(Ksenia)가 학생들에게 북극이사회의 워킹그룹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 오염물질부터 시민과학까지… “북극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한다”

ACAP의 구체적인 활동 사례도 소개됐다. 소방용 폼에 포함된 PFAS 등 잔류성 오염물질이 식수를 오염시키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전환을 지원하는 매뉴얼을 개발한 사례와 캐나다 북극지역 캠브리지 베이에서 진행 중인 대기질 모니터링 사업 등이 소개됐다. 특히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 모니터링 사례가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학생들이 센서를 활용해 실내외 공기질을 비교하고, 센서 설치 위치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인도와 일본, 스위스, EU 등 옵서버 국가들이 참여하는 블랙카본·메탄 배출 데이터 공유 플랫폼과 일반 시민이 이상 현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시민과학 네트워크 SIZONET도 소개됐다. 북극 환경 문제 해결에 시민과 청소년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부산 청소년 “북극항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길로”

이후 회의실의 중심은 학생들에게 옮겨갔다.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는 ‘북극항로 시대 부산권 청소년과 북극권 청소년 교류’​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생들은 스발바르 탐험 과정에서 직접 관찰한 빙하와 툰드라, 북극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설명했다. 북극항로 역시 단순히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 경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빙하와 강풍이 존재하는 원격 해역에서의 안전 운항, 선박 증가에 따른 해양환경 영향, 항로 확대가 북극 연안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특히 부산 청소년과 북극권 청소년의 교류를 제안했다. 환경교육과 해양과학,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서로의 지역이 북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직접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청소년체험탐험대를 대표해 이동훈(용인고2, 왼쪽) 과 최문기(부산과학고3) 학생이 발표하고 있다.
■ “우리가 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이 미래가 우리의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청소년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연구자나 정책입안자보다 북극을 더 잘 알기 때문에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결정될 북극의 미래를 살아갈 세대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극 공동체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원주민과 지역사회의 권리와 문화, 지식과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부산이 북극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계속 질문하는 것도 청소년의 역할로 제시했다. 발표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회의실에 울렸다. “We are not asking to speak because we know more. We are asking to be part of the conversation because this future is also ours.” 우리가 더 많이 알아서 발언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미래가 우리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대화에 함께하고 싶다는 뜻이다.

■ 북극 연구자와 만난 부산 청소년들… “과학이 국제협력의 언어”

북극이사회 방문에 이어 학생들은 노르웨이극지연구소(Norwegian Polar Institute·NPI)대외관계 특별자문관 Dr. Nalan Koc 박사와 만나 연구소의 조직과 주요 연구 분야, 국제 공동연구 현황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NPI는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산하 정책 지원형 연구기관으로, 극지 자연과학 연구뿐 아니라 정부의 극지 정책 자문과 환경관리, 국제협력의 국가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극지연구소(KOPRI)와의 협력과 다국적 연구선이 참여하는 공동조사 등 국제 공동연구 사례도 소개됐다. 학생들은 한 나라의 연구만으로는 북극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 나라가 같은 해역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공유하면서 북극의 변화를 공동으로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국제협력의 기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극지연구소(Norwegian Polar Institute·NPI)대외관계 특별자문관 Dr. Nalan Koc 박사가 북극권의 기후변화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 “북극을 보러 왔다가, 북극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며칠 전 학생들이 스발바르에서 만난 북극은 빙하와 툰드라, 바다와 생태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트롬쇠의 회의실에서 만난 북극은 달랐다. 그곳에는 과학이 있었고, 국제정책이 있었으며, 지역 공동체와 원주민의 삶이 있었다. 해운과 환경, 기후변화와 국제협력이 서로 얽혀 있었다. 학생들은 이제 북극을 단순히 ‘멀리 있는 자연’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산항과 연결되고, 기후변화와 연결되며, 자신들의 미래와도 연결되는 공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완성된 해답을 찾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북극이사회 회의실에서 시작된 부산 청소년들의 질문은 간단했다. “북극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화에 우리도 함께할 수 있습니까?” 트롬쇠에서 시작된 이 질문이 부산과 북극권 청소년을 잇는 새로운 국제교류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부산청소년북극체험탐험대원들이 북극이사회 일정을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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