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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6회 :북극곰의 나라, 마을 밖으로 나갈 때는 총을 챙겨야

-멸종위기를 맞은 북극곰을 통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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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곰을 만나다.

빙하 탐사를 위해 선박에 올랐다. 두 시간 항해후 빙하지대에 도착하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북극이었다. 옥색 빙하와 검푸른 바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황량한 해안. 망원경을 휴대하고 있던 이동훈(용인고 2년)체험대원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약 2km 떨어진 해변 자갈밭에 북극곰 한 마리가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육안으로 볼 때 하얀 점 정도 크기였다. 망원렌즈를 꺼내 북극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먼 거리였지만 장비의 도움으로 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km 떨어진 곳에서 망원렌즈로 확인한 북극곰의 모습이다. 황량한 해안에서 편안하게 낮잠을 즐기는 북극곰을 통해 자연과의 공존의 지혜를 생각하게 되었다.
욕심이 생겼다. 선장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선장의 대답은 단호했다. “안 됩니다. 북극곰이 놀랄 수 있습니다.” 우문현답이었다. 사진 한 장을 더 선명하게 찍는 것보다 야생동물의 평온을 지켜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망원렌즈를 통해 기록한 북극곰의 모습은 익숙하게 알고 있던 모습과도 조금 달랐다. 머리 부분의 털이 순백색이 아니라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 북극곰의 털은 원래 완전히 흰색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털은 투명하다. 그래서 주변 색에 간섭을 많이 받게된다. 뿐 만아니라 개체에 따라 누렇게 변색된 경우도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북극곰은 털이 노란빛을 띠기도 한다. 망원렌즈를 통해 본 북극곰은 세상 편한 자세로 몸을 웅크린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나 그 평온한 장면을 바라보기까지 우리에게는 한 가지 원칙이 필요했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것. 야생동물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 원칙은 야외 트레킹을 나갈 때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선박을 이용 빙하지대에 다가간 체험탐험대원들이 북극곰을 발견한 후 들뜬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깐만요. 산으로 나가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가장 먼저 꺼낸 것은 카메라도 망원경도 아니었다. 총이었다. 라이플 소총에 실탄을 장전하자 학생들의 눈이 커졌다. 북극 탐험이라고 하면 흔히 빙하와 오로라, 눈 덮인 풍경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스발바르 제도의 자연은 아름다운 만큼 냉정하다. 롱이어비엔 마을을 벗어나는 순간 인간의 생활 공간은 끝나고, 눈과 바위, 빙하가 펼쳐진 야생의 공간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가이드들이 총을 휴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극곰을 사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만약의 상황에서 사람과 북극곰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안전장치다. 가이드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북극곰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적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들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학생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총을 든 가이드의 모습은 더 이상 북극곰을 위협하기 위한 장면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이 야생에 들어갈 때 지켜야 할 선을 보여주는 모습에 가까웠다.

북극에서 야외활동시에는 노르웨이 정부로 부터 인가된 가이드가 동행해야 한다. 가이드는 라이플 소총을 휴대한다. 총은 북극곰을 위협하는 무기가 아니라, 사람과 북극곰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이다. 만약 북극곰이 다가온다면 가이드는 북극곰이 자리를 피할 수 있도록 발아래 또는 허공을 향해 총을 쏘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북극곰 서식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 북극 생태계의 상징, 위기에 놓이다

북극곰은 북극 생태계의 상징이다. 거대한 몸과 두꺼운 지방층, 강력한 앞발은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결과다. 북극곰의 생존에 특히 중요한 것은 바다 얼음, 즉 해빙이다. 북극곰은 해빙 위에서 물범을 기다렸다가 사냥한다. 따라서 얼음이 줄어들면 단순히 이동할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사냥할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기후변화는 이 해빙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얼음이 녹는 시기는 빨라지고, 다시 얼어붙는 시기는 늦어지면서 북극곰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북극곰에게 얼음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먹이를 사냥하고 이동하는 삶의 터전이다. 얼음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북극곰이 살아갈 공간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북극곰이 스발바르의 마을 주변까지 접근하는 사례도 왕왕 나타나고 있다. 가이드는 바로 한달전 북극곰이 마을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한다. 인간의 생활권과 야생동물의 영역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민들이 북극곰을 무조건 쫓아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를 철저히 관리하고, 야외활동 때 안전수칙을 지키며, 야생동물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연을 인간의 편의에 맞춰 바꾸기보다 인간이 자연의 질서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빙하지대에서 만난 북극곰과 산에서 총을 든 가이드의 모습은 서로 다른 장면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북극의 자연을 존중하고, 야생동물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인간이 북극에서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원칙이다.

롱이어비엔 마을 외곽에는 북극곰 출현을 경고하는 입간판들이 서 있다.
■ 북극항로 시대, 자연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북극에서의 경험은 부산이 준비하는 북극항로 시대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물류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 중요한 변화다. 그러나 북극은 개발과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환경 보전과 국제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곳이다. 북극곰이 살아갈 수 있는 북극, 연구자가 연구할 수 있는 북극, 그리고 미래 세대가 직접 만날 수 있는 북극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북극은 인간에게 자연을 정복하는 법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고 있었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야외활동에 나선 청소년체험탐험대원들이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순록을 관찰하고 있다. 북극체험탐험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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