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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달러 수급이 개선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도 줄어들면서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
- 3월 90원 급등, 7월 125원 급락
- 현재 1400원대…1300원대 눈앞
- 서학개미·외국인 자금 이탈 변수
올해 코스피 변동폭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560원에 육박하며 160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환 손실 우려도 커진다.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폭(오후 3시30분 가격 기준·전월말 대비)은 47.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61.2원에 달했던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역대 월간 환율 변동폭이 평균 40원을 넘은 것은 외환위기였던 1997년(72.2원)과 1998년(97.6원), 금융위기였던 2008년(68.3원)과 2009년(61.2원) 뿐이다. 월별로 보면 환율은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90.4원 뛴 뒤, 4월에는 미·이란 협상 기대 등에 46.8원 하락했다. 이후 5, 6월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도하고 중동 불안도 지속되면서 24.6원, 41.5원씩 뛰었다가 7월에는 125.4원 급락하기도 했다.
일일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환율 일일 변동폭(오후 3시30분 가격 기준·전 거래일 대비)은 평균 8.2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평균 9.4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수출기업을 필두로 한 달러 매도세가 한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10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환율은 지난 8일 오전 6시 1409.5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가(1407.3원)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2일(1399.5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환율은 외환시장 수급 환경이 바뀌고 엔화 약세, 달러 강세 등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면서 1400원대 초반으로 빠르게 밀려났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을 필두로 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에 수급 쏠림의 방향이 원화 매수로 급변했다. 최근엔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이례적인 시장 공조 개입에 나서면서 동아시아 통화 강세에 불을 붙였다.
문제는 속도다. 환율은 지난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에 걸쳐 139.7원 하락했다. 하루에 평균 5.6원씩 내린 셈이다. 원화 약세가 완화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줄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기업은 경영 불확실성과 환 손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 시점을 뒤로 미뤘던 수출기업들이 일부 매도 타이밍을 놓쳤을 수 있다”며 “수입기업들도 고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선물환을 매수했다면 환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출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
환율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국제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하거나, 미일 외환당국 공조 효과가 약해지면서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도 다시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