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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4회 :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스발바르종자보관소에서 본 인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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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종자보관소를 찾아

부산청소년북극체험탐험대원들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도착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의 미래가 들어 있습니다.”

롱이어비엔 외곽. 검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비탈 한가운데 은색 콘크리트 구조물이 땅속으로 길게 뻗어 있다. 북극의 황량한 풍경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이 건축물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씨앗 보관시설인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Global Seed Vault)다. 2026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들이 북극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에 자리잡은 ‘생명의 금고’ 앞에 섰다. 입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산을 뚫고 만든 긴 터널 입구 위로 빛을 반사하는 예술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주변은 북극 특유의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지지만 누구도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내부의 모습이다. ‘왜 이 곳에 종자를 보관할까.’ 답은 자연에 있었다. 북극 스발바르 군도에 포함된 롱이어비엔은 연중 대부분이 영하의 기온을 유지하는 영구동토층 지역이다. 설령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주변 암반과 동토층 자체가 거대한 냉장고 역할을 한다. / 국제신문 DB
국제종자보관소는 일반인은 물론 대부분의 연구자도 내부 출입이 제한된다. 씨앗을 기탁하거나 관리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이 전부다. 학생들은 입구 앞에서 저마다 상상에 잠겼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류의 미래가 보관돼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팀 리더를 맡은 최문기(부산과학고 3년)의 말처럼 거대한 시설을 기대했던 학생들은 오히려 단순한 외관에 놀랐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치밀한 과학이 숨어 있었다.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생명의 금고

국제종자보관소는 흔히 ‘둠스데이 볼트(Doomsday Vault)’, 즉 최후의 생명금고라고 불린다.

전쟁이나 기후변화, 대규모 자연재해, 질병 등으로 세계 각국의 종자가 사라질 경우를 대비해 만든 인류 공동의 보험이다. 시설은 2008년 노르웨이 정부와 국제작물다양성보전기구(Crop Trust), 북유럽유전자원센터(NordGen)가 함께 조성했다. 현재 세계 각국 유전자은행에서 보내온 수백만 점의 종자가 영하 18도의 저장고에서 장기간 보관되고 있다. 이 씨앗들은 특정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다. 기탁한 나라가 소유권을 유지한 채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하는 안전장치다. 실제로 시리아 내전으로 알레포 국제건조지농업연구센터(ICARDA)의 종자은행이 파괴됐을 때 스발바르에 보관하던 종자를 다시 꺼내 연구를 이어간 사례는 국제종자보관소의 존재 이유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국제종자보관소 언덕에 군락을 이룬 북극황새풀을 정예은(구서여중 3) 체험탐험대원이 사진에 담고 있다.
■왜 하필 북극일까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도 이 부분이었다. ‘왜 이렇게 먼 북극에 종자를 보관할까.’ 답은 자연에 있었다. 스발바르는 연중 대부분이 영하의 기온을 유지하는 영구동토층 지역이다. 설령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주변 암반과 동토층 자체가 거대한 냉장고 역할을 한다. 해수면 상승 위험도 적고 지질 구조도 안정적이다. 노르웨이는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국가다. 북극이라는 혹독한 환경이 오히려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최적의 장소가 된 것이다. 입구 앞에 선 학생들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그 이유를 몸으로 느꼈다.

■ 씨앗 하나에 담긴 미래

국제종자보관소는 단순히 식물을 보관하는 시설이 아니다. 인류의 식량안보를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다.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병충해에 강한 품종, 가뭄에 견디는 품종,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원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씨앗은 곧 미래의 식량이고 생명이다.신윤아(부산여고 2) 학생은 ”씨앗 하나가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북극이 단순히 얼음만 있는 곳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이곳은 세계 식량 위기에 대비하는 곳입니다. 현재 재배되는 다양한 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북극종자보관와소에서 내려다본 북극해 풍경이다. 세계 곳곳으로 향할 바다에 떠 있는 배를 보면서 북극을 향한 인류의 도전을 새롭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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