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내면서 계열회사를 빠뜨리면 총수 개인에게 과징금이 부과된다. 또 담합을 계속 되풀이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 취소 또는 영업 정지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공정위는 4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먼저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시책의 출발점이 되는 지정 자료 제출 의무 위반과 관련해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계열회사를 누락하면 총수에게 직접 과징금을 매길 수 있게 법을 개정한다. 과징금 한도는 누락 계열회사의 자산 합계액과 연평균 매출액 합계 가운데 큰 금액의 최대 10%를 검토 중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형사 처벌만으로는 법 위반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지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때 만들어진 ‘전속고발제’를 개편한다.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으나 일정 수 이상 국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해 공정위 고발 독점을 해소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맞춘다. 지금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이런 사안을 언급하자 개편을 본격화했다.
공정위는 더불어 화학제품·페인트·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시장의 담합 집중적으로 파악, 복지시설 식자재 납품과 얽힌 리베이트 제공 행위 조사, 예식장 식대 계약 때 신랑·신부에게 보증 인원을 따로 나눠 책임지도록 하는 ‘각자 보증’ 요구와 같은 불공정 약관 점검, 필라테스·요가 업체의 중도 해지 때 위약금 명확하게 기재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부정 행위도 바로잡기로 했다.
이밖에 공정위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들이 대기업과 같은 경제적 강자에 대항하는 단체협상을 담합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한다. 또 노동조합 등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규율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는 ‘을(乙)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