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T를 운행하는 SR이 한 회사가 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통합 운행은 9월부터 시작된다. 이로써 지난 2016년 이후 약 10년간 유지됐던 ‘철도 경쟁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레일이 SR의 영업을 넘겨받고 주식을 취득하는 사안에 대해 심사한 결과, 고속철도 여객 운송업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낮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3일 자로 최종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관련 후속 절차를 진행한 뒤 다음 달 중 양사 통합을 끝내기로 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2월 27일 SR의 고속철도 영업 양수 건에 대해 공정위에 사전 심사를 요청했다. 이어 공정위의 승인이 내려지자 지난달 30일에는 SR과 사업 양수 계약을 맺은 뒤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고속철도 산업은 상당한 수준의 정부 규제를 받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는 낮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히 ‘단독효과’(수평 결합으로 인해 해당 기업에 대한 경쟁 압력이 감소, 가격 인상이나 서비스 품질이 악화되는 등의 현상)가 발생할 공산도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 철도사업법 등을 보면 열차 운임은 국토부 장관이 재정경제부 장관과 협의해 지정·고시한 운임 상한을 초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 운임을 변경하려면 국토부 장관의 신고·수리가 필요해 결합이 이뤄졌더라도 기업이 임의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운행 구간, 운행 횟수 등 공급 좌석 계획이나 서비스가 포함된 약관을 바꾸려 해도 국토부 장관의 인가 또는 신고·수리를 받아야 한다.
심사 때 공정위는 코레일이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운임·좌석 공급·서비스 관련 소비자 권익이 증진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사업계획을 마련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는 KTX 노선의 고속철도 운임을 SRT 운임과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10% 인하, 주말에 좌석 1만7000석 이상 확보, 운행 횟수 25회 이상 확대, 마일리지는 기존 KTX와 동일하게 SRT 노선에서도 5% 적립 등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공정위와 국토부는 두 기업의 결합이 고속철도 여객 운송 시장에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과 소비자 권익 보호로 이어지도록 3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뒤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코레일의 운임, 공급 좌석, 서비스 관련 사업계획의 이행 상황을 함께 살피기로 했다.
코레일은 지난 2005년 ‘한국철도공사법’을 근거로 정부가 100% 출자해 설립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SR은 201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2019년에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됐다.
한편 국토부와 코레일, SR은 기업결합에 맞춰 3일 오전 9시 통합 앱인 ‘코레일+’를 출시한다. 모바일 앱 스토어를 통해 기능을 높이거나(기존 회원) 신규 설치하면 된다. 단 통합 앱 미설치, 업데이트하지 않은 이들도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9월 1일 이후에도 기존 코레일톡과 SRT 앱의 예매 기능을 당분간 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