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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와이드] SK하이닉스 ADR 흥행, 국내증시 시험대

  • 차호중 iM증권 부산WM센터 영업이사
  •  |   입력 : 2026-07-16 18:27:2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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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며 첫날 13% 가까이 급등했고, 외국 기업 디스카운드에 대한 편견을 끊어내며 역대 최대 규모인 265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글로벌 자금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심으로 한 SK하이닉스의 AI 기술 경쟁력에 아낌없는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그러나 정작 주초 국내시장 개장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의 주가 움직임은 냉혹했다. ADR이 쏘아 올린 축포의 열기가 무색하게도, 국내 본주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실적 우려가 맞물리며 하루 만에 200만 원 선을 내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의 ADR 가격과 국내 본주 간의 격차가 일시적으로 30% 이상 벌어지는 이례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당황스러운 프리미엄 격차는 향후 국내 증시 일정과 맞물려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마주할 분수령은 오는 29일 한국거래소에 예정된 보통주 1779만 주의 추가 상장이다. 미국 시장에서 조달한 ADR에 대응하는 원주가 국내시장에 안착하는 시점이다.

현재 형성된 높은 ADR 프리미엄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쏠림과 미국 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등 기관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하지만 본주가 추가 상장되는 시점을 전후로 국내외 전문 투자자들의 차익거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보통주를 매수하고 고평가된 ADR을 매도하는 구조적 흐름이 나타난다면, 이 격차는 점차 좁혀지며 국내 본주의 하방을 지지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상장으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단연 ‘액면분할’이다. 현재 ADR 1주는 국내 보통주 0.1주(10분의 1)로 설계되어 미국 시장에서는 100달러대에서 비교적 가볍게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내 본주는 주당 200만 원을 넘나드는 초고가주로 남아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미국 개미들은 쉽게 사는 주식을 한국 개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정관 변경과 신주 소화 등 물리적 절차를 고려할 때 사측이 서둘러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 기업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요구하는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제외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ADR 상장은 국내 금융시장에 분명한 기회다. 대규모 달러 자금 유입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키는 단비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외환시장 안정은 코스피 전반의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유인이 충분하다.

남은 과제는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이다. 과도한 본주와 ADR 간의 괴리율을 좁히고 주주 친화적인 거래 환경(액면분할 등)을 구축하는 것 등이 역대급 흥행의 낙수효과를 국내 증시 전체로 확산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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