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자 “행정이 발목” 법적 대응 예고
부산항만공사(BPA)가 공공보행로 ‘단차’ 문제로 공사 중단 위기에 놓인 부산항 북항 복합환승센터 사업(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면 보도)의 토지 매매계약을 결국 해제하기로 했다. 사업자 측은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 양측의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BPA는 16일 북항 재개발 지구 C-1 블록 복합환승센터 부지의 토지 매매 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PA는 사업자인 피큐건설에 내용증명을 보내 곧바로 이 사실을 알리고, 계약 해제와 후속 조치를 위한 행정 절차에 나섰다.
논란의 핵심은 현재 설계·시공 중인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이 부산역 보행 덱보다 약 3m 높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두 곳을 잇는 공공보행로는 부산역과 북항 재개발 지역을 오가는 핵심 공공시설이다. 이 보행로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부산역에서 나오는 연결 보행 시설과 같은 높이로 설계돼야 하지만 피큐건설은 연결 보행로보다 3.3m 높게 설계한 뒤 공사를 진행 중이다.
BPA는 이 같은 설계 때문에 북항 조망이 훼손되고, 보행권도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는 점을 계약 해제 사유로 들었다. BPA는 1년 6개월 전 문제를 인지한 뒤 피큐건설 측에 계속 설계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이를 묵살했다고 설명했다. BPA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단차 해소와 공사 범위 제한 등을 담은 확약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이를 거부했고, 최후 통지 이후인 지난 15일에서야 확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BPA는 이 확약서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애초 요구한 ‘지하 공사만 진행’이라는 공사 중단 기준이 삭제됐고, 단차 해소가 BPA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돼 사업자의 귀책 사유를 희석하려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향후 설계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단차 해소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조항과 확약 불이행 시 계약 해제에 동의한다는 내용도 빠졌다는 게 BPA의 설명이다.
더불어 피큐건설이 개발기한을 넘기고도 약 31억원 규모의 지연배상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지난해 말부터 요구한 철거이행보증보험 증권도 제출하지 않는 등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계약 해제의 배경으로 꼽았다.
BPA 관계자는 “지금도 위법한 공사를 계속하고 있고, 공사가 진행될수록 단차 해소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각종 계약 위반 사항까지 누적돼 상호 신뢰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더는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피큐건설은 오히려 BPA가 사업 발목을 잡는다고 반박했다. 피큐건설 관계자는 “단차 문제를 인식한 뒤 수백억 원의 수익을 포기하고 곧바로 설계 변경 절차를 시작했다. BPA가 행정 절차에 필요한 의견 제출 등을 미뤄 설계 변경이 늦어진 것”이라며 “계약 해제를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