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OST, 20년 관측자료 분석
- “평균 표층 수온 1.1도 상승
- 기후변화 감시·연구 확대”
대한민국 최남단 해양관측시설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사진)가 지난 20년간 축적한 관측 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 남쪽 해역이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정진용 박사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년간 이어도 기지에서 수집한 해양·기상 관측자료를 분석·보정해 고품질 데이터셋을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데이터셋은 이어도 기지를 운영하는 국립해양조사원과 공동으로 제작됐으며, 국내외 연구자들이 활용하도록 공개됐다.
연구팀은 방대한 관측자료의 오류를 제거하고 1시간 단위 평균값을 산출해 연구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해 기후변화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이어도 주변 해역의 평균 표층 수온은 지난 20년 동안 1.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극지를 제외한 전 세계 해양 평균 수온 상승폭인 0.48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 남쪽 해역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빠르게 받고 있음을 현장 관측자료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온난화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5월 이어도 주변 해역의 평균 수온은 17도로, 지난 20년간 5월 평균 수온인 15도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달 평균 기온도 19.1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해양 온난화가 어종 분포 변화와 수산자원 감소 등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해양 관측과 기후변화 대응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KIOST 김고운 박사는 “위성영상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는 바다 속 온도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어도 기지에서 20년 동안 축적한 현장 관측자료가 있었기에 이번 연구 결과 도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제주도 남서쪽 약 150㎞ 해상, 수심 40m 해역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해양관측시설이다. 2003년 완공 이후 수온과 기온, 바람 등 각종 해양·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측해 왔다. 이 자료는 2018년 태풍 ‘솔릭’의 세력 약화 원인 분석과 2022년 동중국해 장기 고수온 현상 연구 등에도 활용됐다.
정진용 박사는 “이번 데이터 공개를 통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어도 해역의 기후변화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이어도 기지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감시와 해양재난 예측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관할해역 첨단 해양과학기지 구축 및 융합연구’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Data’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