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젠슨 황 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시타자로 나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인사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 두산 유니폼 입고 첫 시구 화제
- 로보틱스 등과 협업 확대 의지
- 국내 재벌과 ‘삼겹살·소주 회동’
- 서민행보로 협력사들 주가부양
- 핵심공급망 韓기업과 유대 강화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창업자 겸 CEO가 7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재벌 회장과의 공개 회동, IT 기업 및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다 프로야구 시구도 했다. 젠슨 황이 유독 한국 기업 등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인 것은 철저한 비즈니스 계산에 따른 것이다.
■두산 유니폼 입은 젠슨 황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 서울 한 PC방에서 유저에게 선물하기 전 최신 칩이 탑재된 랩탑PC를 선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
황 CEO는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두산 홈경기 시구를 했다. 황 CEO가 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에서 특정 구단 유니폼을 입고 시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젠슨 황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것은 일종의 상징이다.
황 CEO가 이끄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팹리스(Fabless·자체 공장 없는 전문 설계기업)다. 팹리스는 두뇌만 있고 몸은 없는 그런 기업이다. 반면 두산그룹은 제조업 중심 대기업집단이다. 황 CEO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행위는 엔비디아의 ‘뇌(AI 칩)’와 두산의 ‘신체(피지컬 AI)’를 결합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업체이자 글로벌 10위권인 두산그룹의 로봇 계열사 두산로보틱스와 엔비디아는 지능형 로봇 설루션과 산업용 휴머노이드에 AI·로보틱스 생태계 접목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두산테스나는 엔비디아 칩 생태계가 확장하면 수혜를 입는다.
생성형 AI 또는 에이전틱 AI를 구동하려면 수많은 엔비디아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필요하고 GPU 구동에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력 문제 때문에 데이터센터 건설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를 두산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해결할 수 있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전(SMR)을 제조한다. ‘엔비디아 제국’이 유지되려면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주기기 제작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녔다. 황 CEO의 이번 시구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한국과 피지컬 AI 결합
무엇보다 황 CEO는 로보틱스를 엔비디아의 미래 먹거리로 본다. 엔비디아는 소프트파워에 비해 피지컬 분야가 취약하다. 이 업체는 한국의 제조업체와 협력해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황 CEO는 지난 5일 서울 홍대입구 일대 삼겹살 음식점 ‘형님저요’ 앞에서 “한국에 새로운 선물로 4가지 사업을 가져왔다”며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의 첫 AI 노트북 라인업 ‘RTX 스파크’,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를 위해 설계된 최첨단 AI 엣지 슈퍼컴퓨터 ‘젯슨 토르’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 엔비디아는 최근 서울 근무 조건으로 AI 기술센터 소속 피지컬 AI 담당 설루션 아키텍트 채용 공고를 올렸다. 채용 분야는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다. 대학 및 공동 연구소의 핵심 파트너 연구자들과 함께 피지컬 AI 기술 협업을 수행하는 것이 골자다.
황 CEO는 이날 국내 재벌 회장들과의 ‘삼겹살·소주 만찬’으로 주목을 끌었다. ‘젊음의 거리’ 대명사라 불리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일대에서 황 CEO는 최태원(SK그룹), 구광모(LG그룹) 회장을 비롯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공개 식사를 했다. 황 CEO는 이와 같은 ‘서민 행보’로 주주들과 소비자들에게 파격적으로 다가간다. 이 회동은 7개월 전 서울 강남의 ‘깐부 회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젠슨 황의 이 행보는 엔비디아, 엔비디아 협력사들의 주가 부양과도 관계가 깊다. 무엇보다 젠슨 황은 미디어, 서민 친화적인 행보를 통해 엔비디아 주주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고 이런 다양화는 엔비디아와 협력 업체 주주 구성을 탄탄하게 한다.
젠슨 황의 이번 방한에는 비즈니스 세계의 냉정한 계산이 숨어 있다. ‘엔비디아 제국’을 유지하고 핵심 공급망인 한국 기업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팹리스인 엔비디아가 설계하는 GPU의 생산은 주로 대만 TSMC에서 이뤄진다. TSMC는 파운드리(위탁 생산 전문 업체)로서 엔비디아가 주문한 제품을 미세 공정에서 생산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TSMC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리스크가 된다. 엔비디아는 TSMC 대체재로서 삼성전자(파운드리)를 필요로 한다. 엔비디아의 GPU 라인업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이 HBM을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과점 생산한다.
◇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이해관계 |
기업명 |
이해관계 |
삼성전자 |
HBM·LPDDR5X 납품, GPU 위탁 제조 |
SK하이닉스 |
HBM·LPDDR5X 납품 |
SK텔레콤 |
엔비디아 툴킷 활용 디지털 트윈 모델 개발 |
현대차·기아 |
차량 라인업에 플랫폼 적용, 자율주행 협력 |
보스톤 다이나믹스 |
휴머노이드 로봇에 그루트 플랫폼 접목 등 |
LG전자 |
차량 인포테인먼트에 플랫폼 적용 등 |
LG AI 연구원 |
자체 LLM에 GPU 적용 |
두산그룹 |
하이엔드 동박적층판 공급, 로봇 협력 |
네이버 |
자체 LLM 고도화에 엔비디아 LLM 활용, 피지컬 AI 협력 |
업스테이지 |
LLM 개발에 GPU 적용 |
크래프톤 |
로봇 협력, 온디바이스 AI 협력 |
엔씨소프트 |
게임, 피지컬 AI 협력 |
※자료: 업계 종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