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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서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본사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주최로 ‘정용진 사퇴! 스타벅스 불매! 대학생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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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탱크데이’는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5일부터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문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을 탱크데이(Tank Day)로 칭하며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입니다. ‘탱크데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압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입니다. ‘책상에 탁’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려졌다’는 경찰의 허위 조사 결과 내용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이 생긴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스타벅스를 겨냥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인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불매 운동이 번졌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8일 정용진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스타벅스 운영사인 SCK컴퍼니의 손정현 대표이사를 전격 경질했습니다. 분노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그는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벅스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마케팅을 기획한 걸까요? 신세계그룹은 논란 이후 일주일간 SCK컴퍼니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탱크데이’ 행사를 기획한 직원은 5명입니다. ‘탱크데이’ 명칭을 제안한 직원을 포함한 3명은 사생활을 이유로 사측에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여과 없이 채택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설사 이들이 고의로 이같이 기획했다 하더라도 막을 방법은 있었습니다. 팀장, 본부장,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쳐 최종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고, 심지어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결재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논란이 된 ‘탱크 텀블러’의 명칭은 해외 제조사가 물탱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을 확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불매 운동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민정(25) 씨는 당분간 스타벅스를 방문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송 씨는 “마케팅을 의도 없이 진행한 건 아닌 것 같다”며 “기업은 사회적 영향력이 있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논란 직후 일주일간( 5월 18~24일)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236억9000만 원으로, 직전 기간에 비해 약 84억 7000만 원(26.3%) 급감했습니다. ‘카카오톡 선물=스벅 기프티콘’이라는 공식도 깨졌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교환권 인기순위 1위 자리를 지켜온 스타벅스 교환권이 6위(5월 31일 기준)로 밀렸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습니다. 스타벅스가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만큼 정 회장에게 귀중하기 때문입니다. SCK컴퍼니는 지난해 총 1062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최대 주주인 이마트는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어 717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 회장은 이마트 최대주주(지분 28.85%)입니다.
정 회장이 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 회장은 과거 자신의 SNS에 ‘멸공’, ‘공산당이 싫어요’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수차례 올려 정치적 편향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번 사태가 정 회장의 정치적 이미지와 연관됐냐는 의혹에 신세계그룹 측은 “회장님의 과거 발언 등은 이번 부적절한 프로모션과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의 불매 운동은 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남양유업은 불매 운동 여파로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습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건에 소비자가 등을 돌렸고, 이 흐름이 10년을 넘으면서 창업주 일가가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겼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쿠팡도 불매의 대상이 됐습니다. 쿠팡은 ‘탈팡’ 움직임 등으로 지난 1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돼 영업손실 354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불매운동이 개인의 소비 선택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흐르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하대 이은희(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을 국민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하고,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압박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성창석(27) 씨는 “스타벅스 측에서 사과한 만큼 논란은 일단락됐다고 본다”며 “스타벅스를 마시고 싶으면 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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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달 18일 46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데 대해 사과하고 행사를 즉각 중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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