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선 부산 도심 모습. 국제신문DB |
- 사업장별 양극화 뚜렷해질 듯
아파트 고급화 전략과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부산 도시정비사업 공사비가 평당 900만 원에 육박하는 등 가파르게 오른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해운대구 중동5구역은 최근 시공사 DL이앤씨로부터 평당 공사비 895만 원을 제안받았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을 전제로 한 금액으로, 조합은 시공사와 협상해 최종 공사비를 확정하고 관리처분인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입지와 브랜드를 막론하고 공사비 상승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건설업계 분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나프타 등 필수 자재 가격의 폭등이 건설 원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하이엔드 선호 현상으로 공사비 인상 압박을 더한다. 앞서 부산진구 시민공원 촉진2-1구역은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하며 평당 891만 원 수준의 공사비를 계약했다. 촉진3구역 역시 평당 838만 원대로 알려졌다.
서울에선 이미 평당 1000만 원이 넘는 현장이 속출한다. 영등포구 여의도 목화아파트는 최근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며 평당 공사비를 1370만 원으로 책정했고, 압구정은 2·3·4·5구역 모두 평당 공사비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치솟는 공사비는 조합원 분담금 급증과 분양가 인상으로 직결돼 사업장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평당 공사비가 10만 원 인상될 때마다 정비사업 조합원 분담금은 통상 700~1000만 원가량 늘어나는 구조”라며 “물가 상승과 자재비 인상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부담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비용 문제를 넘어 도심 주거 공급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은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문제로 수익성 낮은 사업장이 줄줄이 지연·취소되면 장기적으로는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아파트값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이는 실수요자의 전반적인 주거비 부담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