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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글로벌본사, 브랜드 기준 엄격
- 콜옵션 행사 땐 경영권 타격
- 조사 때 일부 휴대폰 제출 거부
- 실무자 “민주화운동 인지 못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탱크데이’ 이벤트 사태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체 조사에 착수하고 재차 사과에 나선 것은 독점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상을 밝혀내지 못했고 “고의성이 없었다”는 입장만 반복해 면피용 조사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 위기감
앞서 1차적으로 사과문을 내놨던 정 회장이 26일 직접 사과하고 고개를 숙인 것은 독점 라이선스 계약 해지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의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는 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와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던 이마트는 2021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는 스타벅스 본사에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줬다. 이마트 귀책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되면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35% 할인된 가격에 되살 수 있다. 미국 본사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 정치·사회적 논란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콜옵션(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데, 신세계가 스타벅스 코리아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불매 운동이 장기화하면 신세계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정 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 에스씨케이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380억 원, 영업이익은 1730억 원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신세계푸드로부터 총 2135억 원 규모의 원재료 및 상품을 매입했다. 이 외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프라퍼티 등과 거래를 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총 1062억1200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마트의 지분율(67.5%)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이마트가 수령한 배당금만 716억 원에 달한다.
■하나마나한 진상 조사
그룹 측은 직원들의 협조 미비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애초 진상 파악에 대한 진정성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번 조사는 사태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스타벅스 코리아 커머스팀과 결재 라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룹 측은 이벤트를 주관한 커머스팀 전원과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 결재 체계에 대해 휴대전화 및 노트북 포렌식을 시도했다. 하지만 ‘탱크데이’ 명칭을 최초 제안한 직원을 포함해 커머스팀 직원 5명 중 3명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실무자들은 조사에서 ‘책상에 탁’ 등 논란이 된 문구에 대해 “단어의 운율감을 맞추는 과정이었다” “일부 문구는 생성형 AI의 추천을 받은 것”이라며 사전에 5·18 민주화운동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탱크 텀블러’ 명칭,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감 당시 번호를 연상시키는 503㎖ 용량 스펙 의혹도 해외 제조사의 기성 제품 명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의성이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이마트는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일 동안 충전 금액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고객이 요청하면 모바일 앱을 통해 환불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