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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에 사업자까지 더하니…해운대구만 집구매 부담 ‘뚝’

부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분석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6-05-11 19:20:32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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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이 가장 높은 수영구의 아파트 단지들. 전민철 기자
- 전형적인 서울 강남형 부촌 패턴
- 고소득자가 비싼 집값 지탱한 힘

- 강서구, 소득 높고 공급도 많아
- 원도심 등 9개 구 10년 전보다↓
- 인구 소멸로 자산가치 줄어들어

11일 동아대 부동산대학원과 부동산지인이 분석한 ‘부산 아파트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심층 분석’ 보고서는 각 구·군의 소득 종류나 소득 규모 등에 따라 집값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높은 소득이 집값을 받쳐주는 ‘내실형(해운대)’, 소득과 무관하게 자본이 쏠리는 ‘투자형(수영)’, 주거 기능과 자본이 빠져나가는 ‘낙후형(원도심)’으로의 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 분석은 국세청 데이터 기반 ‘1인 평균 근로소득’ 등을 반영해 지역별 아파트(84㎡ 기준) 실질 구매력을 들여다봤다.

■자산가가 집값 받치는 해운대구

부산의 전통적 부촌인 해운대구는 이번 분석에서 흥미로운 역설을 보여준다. 해운대구는 소득 범위를 넓혔을 때 주거 부담(PIR)이 오히려 줄어드는 부산 내 유일한 지역이었다.

이곳 거주민의 근로소득 기준 PIR은 11.59년이었으나, 사업자 및 임대소득자의 수입까지 더한 합산소득을 적용하자 11.19년으로 0.4년 감소했다. 나머지 15개 구·군은 합산소득을 적용하면 오히려 PIR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고소득 사업자와 전문직이 대거 해운대구에 거주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해운대의 높은 집값이 자산가의 구매력에 의해 탄탄하게 뒷받침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근로소득보다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소득이 압도적으로 높은 ‘서울 강남형’ 소득 패턴과 유사하다.

다만 해운대구 PIR에는 내부 양극화에 따른 평균의 함정도 숨어있다. 우동과 중동의 초고가 주상복합 단지들이 부산 전체의 시세를 견인하며 ‘부촌’을 형성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된 반송·반여·재송동의 노후 단지도 있어서다. 이들 지역의 낮은 아파트값이 우동의 높은 시세와 합쳐지면서 전체 평균 PIR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소득 근로자·낮은 집값의 강서구

강서구는 소득은 높은데 집값 부담은 적은 지역으로 나왔다. 강서구 거주자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4682만 원으로 해운대구(5205만 원)에 이어 부산 2위였지만,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9000만 원대(12위)에 머물렀다. 그 결과 강서구의 PIR은 8.40년에 불과해 부산에서 주거 장벽이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강서구의 이 같은 독특한 수치는 지역의 생산성과 정주 여건이 결합된 결과다. 명지국제신도시 등은 지역 내 산업단지 근로자뿐만 아니라 인근 경남 거제 대형 조선소(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창원 국가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고소득 근로자가 선호하는 배후 주거지다. 타 지역에서 벌어들인 높은 소득이 강서구로 유입되지만 공급 과잉으로 집값은 안정적인 직주근접형 실속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정점 찍고 대규모 조정

부산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는 PIR 역시 극단적 과열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부산 시장은 지난 5년간 대대적인 조정을 거쳤다. 특히 수영구는 2021년 PIR이 23.99년에 달하며 근로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24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올해 18.60년으로 줄어들며 거품이 일부 해소됐다. 주택 가격의 급격한 피로감이 지표상으로 드러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원도심 지표다. 16개 구·군 중 원도심과 서부산 중심의 9곳은 10년 전보다 PIR이 하락했다. 특히 중구의 PIR은 2016년 8.31년에서 현재 5.94년으로 2.37년이나 하락하며 부산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지인 김영학 본부장은 “분석 결과를 보면 집값이 저렴해져서 살기 좋아진 게 아니라 핵심지로 자본과 인구가 쏠리는 사이 원도심 주택들이 자산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득 성장 속도보다 집값 하락 속도가 더 빠른 것은 지역 경쟁력 약화의 증거”라며 “부산 내에서도 자산 가치가 유지되는 지역과 소멸하는 지역의 분리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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