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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민, 부산서 내집마련 문턱 가장 높다

소득은 중위권·집값은 1위…봉급 19년 모아야 집 구매

소득 2위 강서구 집값 12위…서울은 급여 32년 모아야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6-05-11 19:55:41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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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이 가장 높은 수영구의 아파트 단지들. 전민철 기자
부산 기초지자체에서 내 집 마련 문턱이 가장 높은 곳은 ‘수영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거주민의 소득 수준은 부산 내 중위권에 머물지만 아파트 가격은 해운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괴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블랙홀 현상에 대응하고 부산의 주거장벽을 낮추려면 부동산 정책보다 지역 내 소득 증대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11일 동아대 부동산대학원·부동산지인이 공동 분석한 ‘부산지역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 심층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영구의 1인 근로소득 대비 PIR은 18.60년으로 나타나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길었다. 이는 부산 평균(10.70년)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지역 근로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19년 가까이 모아야 수영구에 집 한 채(평균 7억6228만 원)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분석은 2024년 귀속 국세청 근로소득 데이터와 지난 4월 기준 아파트 시세(전용면적 84㎡ 기준)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가구 소득’ 대신 국세청 데이터 기반 ‘1인 평균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삼았다.

수영구 거주자의 지난해 1인 평균 근로소득은 4097만 원으로 부산 내 7위에 그쳤으나 수영구 아파트 1채 평균가격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7억 원 중반대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에서 소득이 두 번째로 높은 강서구(4682만 원)는 아파트 1채 평균가격이 3억9000만 원대(12위)에 머물러 PIR이 8.40년에 불과했다. 소득은 높지만 집값은 낮은 강서구와 소득은 중간 정도지만 집값이 폭등한 수영구가 극단적인 대조를 이뤘다.

지난 10년간의 흐름도 수영구의 나홀로 폭등세를 보여준다. 수영구의 PIR은 10년 전인 2016년(15.19년)보다 3.41년 급증하며 장벽을 높였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구(-2.37년)와 사상구(-1.99년) 등 원도심 지역은 소득 대비 자산 가치(집값)가 오히려 하락하며 지역 내 시장 분리 현상이 나타났다.

수도권 일극화에 따른 서울과 부산의 시장 분리 현상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분석에서 서울의 근로소득 PIR은 32.77년으로, 10년 전(17.79년)보다 15년 가까이 폭증하며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사실상 주거 기능을 상실한 투기적 시장으로 변질됐음을 보여줬다. 반면 부산은 같은 기간 평균 PIR이 10.60년에서 10.70년으로 비슷했다. 그 이면에는 수영구 같은 일부 핵심지의 나홀로 폭등과 원도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맞물린 지역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PIR은 한 지역의 주거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점진적으로 지표가 낮아지는 것이 정책적으로 바람직하다”며 “소득이 정체된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주택 가격만 떨어뜨려 PIR을 낮추는 방식은 오히려 자산 가치 하락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서울이라는 ‘블랙홀’에 대응하고 지방 핵심지의 주거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소득 수준을 끌어올리는 정공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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