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 현황·대안 기사에 트집
- 市 “시정 호도·폄훼” 설명 자료
- 민감한 시기에 행정 중립 우려
- ‘시민이 우선’ 목표 보고 일해야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지금, ‘노인일자리’는 단순 일자리 개념을 넘어 ‘복지’ 차원으로 인식되며, 특히 민선 8기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일관된 시정 추진 결과 일자리가 확대된 것이라 할 수 있음. 따라서 이를 ‘일자리 고령화 심화’로 호도하는 것은 그간 시의 정책적 노력과 성과를 폄훼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담겨있는 기사로 보일 수 있음.”
부산시가 국제신문 보도(지난 22일 자 1·3면)를 두고 이른바 ‘설명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그 내용의 일부다.
국제신문은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부산 일자리 현황을 분석했다. ▷주 36시간 미만 노동자 급증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를 근거로 부산 고용시장이 불안정하고, 청년 취업이 줄면서 일자리 역시 고령화 추세라는 점 등을 기사로 썼다. 부산 일자리 해법에 관한 전문가 제언을 담아 해설 기사도 붙였다. 시의 정책이나 사업을 지적하지 않고 통계 수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봤다.
정부부처 등에서 내놓는 대부분의 설명자료는 보도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호도’ ‘폄훼’ ‘악의적 의도’를 운운하는 시의 태도는 다분히 감정적이다. 국제신문은 양질 일자리를 불량 일자리로 ‘호도’할 생각이 없다. 그건 통계에 드러난 숫자와 시민 인식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시 정책에 주안점을 둔 게 아니니 ‘폄훼’할 이유도 없다. 지역 일자리 상황이 나아지기를, 청년이 일하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니 ‘악의적 의도’ 역시 전혀 없다. 국제신문 기사에서 ‘악의’를 찾아냈다면 독심술 영역이다. 이에 대해서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
시가 기사 저의를 의심하는 방식을 시 설명자료에도 적용해보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선 8기’ ‘시정 추진 결과’ 등을 굳이 박스 표시까지 해가며 언급한 이유는 뭔가. 최근 제목이 ‘박형준 시장…’으로 시작하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던 이유는 뭔가. 지난 28일에도 “부산시, 정규직 고용 확대로 고용의 질 크게 개선… ‘전국 최고’ 수준 성과 입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통계 산출기간은 최근 5년간이다. 왜 5년으로 잡았나.
그 어느 때보다 행정의 중립이 지켜져야 할 시점이다. 최근 부산 한 구청 공무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에 관여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다. 부산시교육청 공무원들은 지난해 시교육감 재선거 과정에서 한 후보의 선거를 도운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 처벌을 받았다.
지역신문이 지역 문제를 파고드는 건, 지역이 더 잘되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명감에서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이 때때로 언론 보도에 상처받을 수 있다.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이 ‘지역 발전’으로 같다면, 방법론에 관해 토론하면 된다. 부산 발전을 위해 고민하자는데, 토론 대신 싸우자고 덤비면 답이 없다. 부산시 공무원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지역신문 역시 그렇다.
이유진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