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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있는 기획예산처 현판. 기획예산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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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2027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 적극적인 재정 운용 방침을 적용하되 성장동력 확충과 구조개혁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각각 15%와 10% 줄이는 한편 전체 사업의 10%가량을 폐지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성장엔진 육성’과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 등 핵심 국정과제에 투자를 늘리고 부산~구미~광주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조성 등 비수도권 주요 사업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에 ‘투자보조금’
기획예산처(기획처)는 이런 내용의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각 부처가 다음 연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이 지침이 확정됐다는 것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전략적 재원 배분에 기반한 적극적 재정 운용 ▷4대 분야에 집중 투자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 추진을 2027년 예산안 편성의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기획처는 “우리 경제의 대전환·대도약을 뒷받침하고 국정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적재적소·불요불급 원칙에 따른 전략적 재원 배분을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가 집중 투자하기로 한 4대 분야는 ▷AI 등 국가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 ▷5극 3특 성장엔진 육성 등 지방주도 성장 뒷받침 ▷스타트업·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을 통한 양극화 구조 개선 ▷국민 행복이 담보되는 안전·평화 기반 구축이다.
이 가운데 5극 3특 성장엔진 육성의 경우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등 지방 중심의 첨단거점 조성을 위해 투자보조금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인공지능(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에 담긴 핵심 내용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인프라를 비수도권으로 확산하기 위해 부산과 경북 구미·광주를 잇는 반도체 거점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부산에서는 기장군 ‘전력반도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지원과 시설 구축 등이 집중 추진된다.
당시에는 혁신벨트 구축 방침과 대략적인 계획 정도만 제시됐는데 이날 정부가 투자보조금 등 지원 방안을 2027년 예산안에 담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또 지역 거점에 앵커기업(대·중견) 유치를 위한 대규모 투자 유인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성장엔진 보조금’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거점 국립대를 교육·연구의 허브로 집중 육성하고, 산업 수요 중심의 교육과정 확대로 지역 우수 인재 양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권역 간 연결 강화를 위한 철도·도로 등 국가기간망을 확충하고 행정수도 조기 완성도 차질 없이 이행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재정사업 지방우대원칙’을 본격화하고, 지방정부 주도로 기획·발굴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초광역계정’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신설한다.
지역 여건에 맞게 스스로 편성하는 포괄보조 규모를 올해 총 10조6000억 원(사업 수 121개)에서 내년 더 확대해 지방정부의 재정 권한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인공지능 전환(AX) 본격 추진 ▷첨단전략산업 집중 육성 ▷K-GX(녹색 전환) 등 탄소중립 투자 확대 ▷K-콘텐츠 제작 지원 등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도 투자를 강화한다.
●“모든 재정사업 원점에서 재검토”
이날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함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도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년 예산안을 편성할 때 ▷모든 재정사업 원점에서 재검토 ▷재량지출 15% 감축 ▷의무지출 10% 절감 ▷전체 사업 수의 10% 수준 폐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처는 “철저한 성과 기반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필요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재량지출뿐만 아니라 법적 지급 의무가 명시된 의무지출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에 들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량지출은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뺀 것으로 통상 120조~140조 원 규모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을 위한 객관적인 세부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고, 지출효율화 태스크포스(TF)를 상시 운영해 의무지출·다부처 협업과제 등 핵심 제도개선 과제의 구조조정 방안을 수시 검토할 계획이다.
또 지원 목적·내용·대상 등이 유사한 사업을 통폐합하거나 역할을 재분담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공무원·공공기관이 직접 사용하는 경비도 절감한다. 업무추진비와 여비, 운영비 등이다. 성과가 미흡한 행사·홍보 개최 횟수를 감축하거나 보다 효율적인 매체로 행사 및 홍보 방식을 전환한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편성 기조가 확정되면서 부산시의 국비 확보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가 지난해 확보한 2026년도 국비 총액은 10조2184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6.0% 늘어난 액수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 방침을 확정한 만큼 2027년도 국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국비 10조 원 시대’가 이어지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