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출퇴근 시간 유연제 독려
- 에너지 절감 달성 기업 융자 지원
- 전기차·휴대전화 낮 시간 충전 등
- 일부 대책은 실효성 미지수 논란
정부가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의무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외에 ‘세탁기·청소기 주말 사용’ 등의 행동 요령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 준수를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 원자력발전 등의 가동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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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주의’ 발령에 따른 대응 계획을 이 같은 내용으로 발표했다. 25일 0시를 기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전면 의무화한다는 내용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 ▷적정 실내온도 준수 ▷불필요한 조명 끄기 ▷가전제품 효율적 이용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등이 담겼다. 특히 ‘전기차와 휴대전화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에 사용’ ‘샤워시간 줄이기’ 등의 행동 요령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정부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시키기로 했다.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하고, 에너지 절감 목표를 달성하면 ‘에너지절약시설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K-패스(교통카드)를 통한 대중교통 요금 할인도 검토할 것”이라며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단계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탈석탄’ 정책에 따라 올해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도 필요에 따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수명 연장이 결정된 부산 기장군 고리 2호기를 비롯해 한울 3호기, 한빛 3호기, 월성 3호기 등 현재 정비 중인 원전의 재가동을 오는 5월 안에 모두 하기로 했다. 이 중 고리 2호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재가동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원전 재가동과 관련해 “무리하게 (재가동 시점을) 당기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올해 재생에너지를 7GW 이상 신속히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함께 추진해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다만 일부 대책에 대해서는 논란이 인다.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두고 ‘석유 최고가격제’와 정책 정합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연료 가격은 묶어둔 채 특정 요일에 차 운행을 금지하는 것은 부조화라는 주장이다. 전기차에 5부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과 샤워시간 줄이기 등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비판도 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산업통상부는 수급에 비상이 걸린 나프타(납사)와 관련해 이번 주 안에 수출 제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국내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제2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도 이번 주 내에 발표한다. 앞서 나프타 수급 차질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생산 시설 가동 중단이 잇따른다. LG화학은 지난 23일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여천NCC도 23일부터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은 생산시설 가동을 멈추는 대정비작업(Turn Around·TA)을 예정보다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