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당 1141달러…93% 가격 급등
- 이달 에틸렌 생산 차질 불가피
- 플라스틱 원료… 車업계 등 비상
- 산업부 “수급조정 명령도 검토”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납사) 공급이 흔들리면서 에틸렌 생산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이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거나 검토에 나서면서 자동차·조선·건설·전자 등 전방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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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
■나프타 쇼크… 전방산업 ‘경고등’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틸렌 생산이 위축되고 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 대부분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현재 차질 없이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은 2주 정도로 본다. 이대로라면 이르면 이번 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는 가동률 추가 하락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프타 거래 가격은 이란 사태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t당 633달러에서 지난 20일 약 93% 급등한 1141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 운임, 국내 도착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팟 물량 구매를 검토하나, 현재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라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에틸렌 공급 차질은 자동차·건설·조선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틸렌을 중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폴리머)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 소재다. 국내 자동차 및 부품 생산 업계는 현재까지는 에틸렌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다면서도 향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배관과 창호 등 주요 건축 자재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만들어지며, 스티로폼과 같은 단열재 역시 에틸렌을 주요 원료로 사용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창호는 상반기까지 문제가 없지만 지금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며 “추이를 계속 지켜보면서 장기화에 따른 영향 등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선박 철판을 가공하거나 절단할 때 에틸렌을 활용한다. 국내 조선업계의 에틸렌 재고는 지난주 기준 이르면 1주, 길게는 1개월 안에 소진될 수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등 가전제품 외장에는 ABS, 폴리프로필렌(PP) 등 소재가 사용되는데, 에틸렌 공급이 줄어들면 원가 상승과 납기 지연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정부 “큰 문제 없을 것”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국내 정유사의 나프타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나프타와 관련해) ‘긴급수급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업계의)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오는 4월 말이나 5월까지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긴급수급조정은 확보된 물량이 꼭 필요한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수출입·생산·판매 등에 대한 명령과 판매방식을 통해 수급을 관리해 나가는 제도다. 양 실장은 또 “대체 나프타를 수입하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조만간 발표가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내 ‘4월 원유 수급 위기설’과 관련해서도 “대체 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 등을 시행하면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월에 도입되는 원유 물량이 평소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대체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4월 중순에는 비축유 방출까지 계획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민간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에 맞춰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