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 전력공급계획 시급
- 기후·환경분야 R&D 확대해야
- 탄소배출 측량 AI 기술 도입도
- 지역 중기 실증 규제 완화 필요
- AI 주도권 위해 원전 조기 건설
- 소형 모듈원전 등 최우선 과제로
- 재생에너지 예측 AI도 확대될 것
지난 20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의 대미는 특별 대담이 장식했다. 대담 주제는 ‘AI와 부산·경남의 에너지패러다임’으로 신현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산울산지역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오지환 부산경제진흥원 부원장, 임용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비스텝) 정책연구본부장, 윤원근 부산테크노파크 미래신산업단장,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이민걸 파나시아 대표이사, 기재홍 부산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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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탄소중립에너지 대전환포럼이 지난 20일 롯데호텔부산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려 ‘AI와 부산·경남의 에너지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특별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데이터센터 전력수급계획 시급
우선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문제와 지역 중소기업의 탄소 저감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오 부원장은 “부산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가 20곳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10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며 “데이터센터에 24시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현재 전력 수급 대책은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시는 미래 에너지산업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단 입주 기업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고효율 전력 장비 교체가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실현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 부산시와 기술보증기금이 실시한 장비 교체 사업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90% 이상인 지역 산업구조를 감안해 블록 단위로 묶어 탄소를 저감하는 실천 방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AI 연구사업 확충해야
부산 연구개발(R&D) 사업에서 기후·환경·에너지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스텝은 매년 6~8월 수립하는 부산 R&D 투자 계획안에 이러한 내용을 보강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비스텝이 현재 수립 중인 내년도 부산 AI 종합 전략에 환경 에너지 분야를 확충하기로 했다. 임 정책연구본부장은 “정부가 부산시와 경남도에 교부한 R&D 예산은 2024년 기준 각각 1조1000억 원, 2조 원이다. 부산은 해양수산부 R&D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2026년 투자 방향에 기후와 환경분야 R&D를 확대하겠다. 나아가 환경·에너지 실증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AI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탄소배출 측량 AI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1월부터 유럽연합(EU)으로 제품 수출 때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하고 기준치를 넘기면 비용을 내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됐다. 현재는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기·수소 등 6대 품목이 우선 대상이나 추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영세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조차 해당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정확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기 어렵다. 현재는 계산식을 통해 대략적인 추정치를 도출하는 수준”이라며 “제조공정별 표준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이를 개별 기업의 측정량과 비교해 저감방안을 알려주는 AI 기술 지원사업이 앞으로 수년 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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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고리원자력본부 등 4개 기관 감사패- 지난 20일 열린 제10회 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에서 부산경제진흥원과 BNK부산은행,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부산테크노파크에 감사패가 전달된 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에너지실증사업 규제 완화 필요
부산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 중소기업의 실증 사업 지원과 규제 완화 조치가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 신산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윤 미래신산업단장은 “부산시는 2022년부터 17개 기관과 협력해 최초로 암모니아 선박 규제자유특구를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지난해 8월 20t 규모의 청소 사업 선박에 암모니아 연료를 탑재해 육·해상 실증을 완료했다”며 “현재 중앙 부처와 함께 이를 전국 단위 사업으로 확장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2028년까지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쓸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지리적 이점을 고려한 친환경 선박 분야 실증 지원 확대도 촉구했다. 윤 단장은 “부산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해 기술 성숙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법적 규제 요건에 부딪혀 확장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지역 기업과 지자체, 정부가 함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규제 완화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토대로 선박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OCCS)을 실증하는 등 친환경 선박 산업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파나시아 이 대표도 실증 사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나시아는 친환경·에너지 설비 전문 중견기업으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탄소포집·활용·저장 사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그는 “에너지 분야는 실증 여부를 특히 엄격하게 따진다. 조 단위 예산을 투입하는 플랜트 건설을 위해서는 대규모 실증 사업이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 단위에서는 힘든 일이지만 국내 기술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실증 사업 지원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AI 패권경쟁, 원전 확대로 대응을
AI 패권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원전 조기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 교수는 “피지컬 AI 확대로 산업 현장과 가정의 풍경은 완전히 뒤바뀐다. 관건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며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전기 먹는 하마’다. 피지컬 AI가 보편화되면 전기료가 제품 원가 산정 때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용 전기가 가정용 전기보다 비싼 현 구조에서는 전력 과소비 기업의 ‘에너지 망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빅테크 기업이 AI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원전 재가동과 소형 모듈 원전에 수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원전 회귀 현상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AI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처절한 생존 경쟁”이라며 “우리나라도 폭발적인 AI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전 조기 건설과 소형 모듈 원전 확대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관련 AI 기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기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3배 이상 늘린다고 하지만,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며 “결국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정확한 발전량을 예측해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나아갈 것이다. 이때 AI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 분산에너지특구의 기술 발전이 지역의 실질적인 경제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장기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그는 “부산 분산에너지특구는 전력 필요·수요량을 예측하고 수익성을 따지는 AI 예측 기술의 실험장이 될 것”이라며 “AI 경쟁력은 데이터양이 관건이다. 다만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데이터와 AI 기술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분산에너지특구에서 쌓은 경쟁력이 부산기업과 부산에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정밀한 정책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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