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공사 외지업체 쏠림 심화
- “의무 공동도급 기준 상향해야”
- 기계설비·전문건설도 14·11%↓
부산 건설업계의 실적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업계 전반에 한파가 이어진다. 공공공사의 지역업체 참여 비중이 줄어든 데다 민간 건설시장까지 침체되면서 공사 물량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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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
16일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의 ‘2025년도 건설공사 실적 현황(신고액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종합건설업체의 기성액은 4조9256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5조6293억5900만 원보다 약 13%(7037억 원) 감소한 수치다. 2021~2023년만 해도 6조 원대였지만 지난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성액 순위별로는 HJ중공업 동원개발 엘티삼보 경동건설 SM상선 대성문 지원건설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공공공사 구조 변화가 지역 건설업체 실적 감소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협회 관계자는 “지역 공공공사가 대형화되는 추세로 발주 규모는 커지지만, 지역 업체의 시공 비율은 계속 감소한다”며 “대형·중소업체 간, 수도권과 지방업체 간 수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0억 원 이상 공공공사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보면 2023년 52.23%에서 2024년 39.38%, 2025년에는 20.50%까지 떨어졌다. 지역에서 발주되는 공사 물량 상당 부분을 외지 업체가 맡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민간 건설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지역 건설사의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제도 개선을 통한 지역업체 보호 장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형열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장은 “공공기관 및 지자체 발주 공사의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금액을 150억 원까지로 확대하면 지역 업체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역제한경쟁입찰은 공공기관 공사 88억 원 미만, 지자체 공사 100억 원 미만 사업에만 적용되는데 이를 모두 150억 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상태다. 그는 “지역업체 참여를 보장하는 지역의무공동도급 기준도 국가계약법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가계약법상 국가·공기업 발주 공사의 지역의무공동도급 비율은 30% 이상인 반면, 지방계약법상 지자체 발주 공사의 해당 비율은 49%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기계설비 분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부산시회에 따르면 2025년 기성액은 9638억3900만 원으로 전년(1조1305억1200만 원)보다 14.7% 감소했다. 특히 지역 공사에서 지역업체 참여 비중은 절반 이하다. 협회 측은 지역업체 하도급률을 70~80%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호소한다. 지역 전문건설업계도 지난해 기성액이 전년 대비 약 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나 공장, 건물 유지·보수 분야는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지만, 아파트와 오피스 건설 의존도가 높아 장기화하는 주택시장 침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