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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오후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최저가 주유소에서 주유하려는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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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동 사태에 따른 국내외 유가 급등에 대응해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전격 시행한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아닌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다. 최고가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 등을 반영해 2주 단위로 조정된다.
정부는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 등을 발표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달 말 중동 상황 발생 이후 정세불안 장기화에 대한 수급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상승 중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수급 불안 등으로 향후 가격 예측에도 난항이 우려된다”며 “석유가격 대응 목적으로 ‘최고가격제’를 13일 0시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한다. 해당 조항은 석유제품 가격이 현저히 등락해 국민 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판매가격의 최고액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최고가)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가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시장 통제에 나선 것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30여년 만이다.
우선 정부는 주유소 판매가가 아닌 정유사 공급가격에 ‘최고가’를 설정해 그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주유소 판매가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게 나고, 경영 전략(고마진 소량 판매 등)이나 운영 방식(셀프 등)에 따라 상이해 일률적인 규제가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다. 선택적 소비재인 고급휘발유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고가는 2주 단위로 조정(재설정)된다. 이번주 내에 1차 최고가를 발표하고 그 시점부터 2주 후에 2차 최고가를, 또 2주 후에 3차 최고가를 각각 제시하는 방식이다.
최고가 설정에는 아시아시장의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석유제품가격(MOPS·Mean of Platts Singapore)이 반영된다.
정유사의 주간 단위 공급가격(세전)과 MOPS를 곱한 값에 제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을 더하는 방식이다. MOPS가 오르면 최고가도 오르는 구조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최초의 기준 가격은 유가가 오르기 전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고가 적용에 예외를 뒀다. 해상 운송으로 별도의 운송비용이 소요되는 도서 등 특수지역에 대해 5% 이내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가격을 산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도 보전 방안을 제시했다. 손실 보전, 정유사의 입증책임, 분기별 정산 등 3가지 원칙에 의거해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유사는 각 회사별로 자체 원가 등을 감안해 손실액을 자체 산정한 뒤 공인 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쳐 정산을 요청하면 된다.
이후 정부는 회계, 법률, 교수 등 석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정유사가 제출한 손실액을 검증한 뒤 정산할 방침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대상에서 제외된 주유소 판매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체계도 운영한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시민단체 등 중립적 기관을 활용해 판매가격 및 매입·판매·수출 등 물량 흐름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정유사·주유소 등의 석유제품 반출 감소 및 판매 기피를 막기 위해 이달 13일부터 오는 5월 12일까지 ‘매점매석 금시 고시’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