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윳돈 적은 중기 속수무책
- 대금 못 받고 계약취소까지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뛰어넘으면서 ‘오일 쇼크’가 부산 산업현장을 덮쳤다.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에 근접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고환율 고물가를 견뎌온 지역 상공계와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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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10일 전국 평균 주유소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은 1931.5원을 기록한 가운데 10일 남구 우암동 화물차전용 주차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0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지난 6~9일 부산시 중동사태 비상대응반에 접수된 중소기업 피해 사례는 4건, 예상 피해액은 13억 원에 달한다. 중동지역 항공 및 해상 운송 차질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다. 임플란트와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A사는 중동행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수출이 끊기면서 30만 달러(약 4억4000만 원)의 손해를 볼 처지에 놓였다. 철강제품을 중동에 납품하는 B사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운임·물류비가 급등하면서 거래처와의 계약 유지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예상 피해액은 30만 달러(약 4억4000만 원)로 추산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방적으로 계약 취소를 통보받는 사례도 급증한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에도 피해 사례가 7건 접수됐다. 철강 로봇 의료보조기 등 업종도 다양하다. 철강 부품을 중동에 수출하는 C사는 우회 항로 및 내륙운송비로 1500만 달러(약 220억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해양로봇 수출을 계획 중이던 D사는 중동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의료기기와 보호기 등을 중동에 납품하는 E사도 통관과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란 이집트 등에 치과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F사는 해외 출장과 바이어 방한이 모두 중단됐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대응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인한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수출은 0.39% 감소하고, 기업 원가는 0.38% 오른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고 철강 및 기계 분야 산업이 발달한 부산은 원가 상승 타격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중소기업의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한다.
지역 건설업계의 시름도 커진다. 유가가 오르면 시멘트 아스팔트 등 각종 건설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공사비 증가로 직결된다. 상승률이 더 높은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건설장비업계와 화물 운송, 수산업 등도 타격을 받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오는 13일 중동사태에 따른 긴급간담회를 개최한다.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은 “중동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유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한 타격이 지역 기업 전체에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간담회에서 기업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관련 기관과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