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구윤철(왼쪽 세 번째) 부총리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2.0%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교역 위축과 국제유가 급등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국내 물가가 치솟아 내수가 다시 악화할 수 있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재정경제부(재경부)와 한국은행이 각각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2.0%다.
1%대인 2025년 전망치보다 한층 개선된 수치다. ‘2.0%’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당국의 판단이 담겨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과 이란 군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우리 정부의 성장 전망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운송 지연과 운임 상승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과거 ‘오일 쇼크’ 같은 사태로 치닫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금융그룹 씨티의 연구진은 “브렌트유 가격이 기존 전망치인 배럴당 62달러보다 급등해 82달러대를 계속 유지할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은 0.4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올해 초 제시한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2달러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3월 첫째 주 평균 86.1달러(이하 배럴당)로 전주(70.5달러) 보다 15.6달러 급등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2.0% 성장률을 제시했는데 중동 사태 격화 정도에 따라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이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외날개’ 성장을 보여왔다. 다른 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 전체 수출과 생산이 버티는 구조다.
단기적으론 반도체 수요가 버텨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는 대부분 항공 운송하지만 분쟁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 물류비용 상승이나 운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 소비가 많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중동 리스크 확산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해당 산업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