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강세·금리 상황 복합작용
- “金지위 변화…통화정책이 좌우”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충격으로 최근 치솟았던 금과 은 등 안전자산이 하루 만에 다시 급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통상 전쟁 등 위기에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곤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러 강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전쟁=금값 상승’이라는 공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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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상황에서 금과 은 등 안전자산의 값이 등락하며 혼조세를 보인다. 사진은 금 모조품과 달러 화폐. 로이터연합뉴스 |
5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선물’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장보다 1.15% 오른 5193.63달러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진행되는데도 오르락 내리락했다. 지난 2일 한때 최고 5400달러선을 돌파했으나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 가격도 하락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인 지난달 27일 5월 인도분 은 선물은 93.291달러였지만, 지난 2일(88.853달러)과 3일(83.473달러) 떨어졌다. 백금과 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국제 원자재 시장 전반에서 변동성이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금 수요를 뒷받침하지만, 중동 사태 이후에는 혼조세를 보였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금 가격이 예상 밖의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를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에게 더 비싸게 만들어 글로벌 수요를 위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미 국채 금리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 비이자 자산인 금과 은의 수요를 감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자산인 금의 지위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선물 옥지희 연구원은 “지난 1월 30일 캐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으로 대폭락을 겪은 이후 안전자산 지위가 약화하면서 귀금속은 위험회피 재료보다는 통화정책 기대와 달러 강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이번에도 시장이 이란발 지정학적 불안 그 자체보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상승에 더 무게를 두면서 귀금속 가격에 불리해졌다”고 밝혔다.
반대로 최근 급락세를 면치 못하던 비트코인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에도 반등했다. 글로벌 가상 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7만2700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6.7%, 일주일 전보다 6.09% 상승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7만2000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ETF로의 자금 순유입과 선물시장에서 미결제약정 증가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불안 변수를 고려하면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분쟁을 넘어 전면전 성격을 띠면 예측이 어려워지고 유가 불안은 종종 침체와 약세장을 야기시키곤 한다”며 “그래도 이번 전쟁이 한 달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이란의 우방인 중국도 피해가 크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