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비축유 충분” 전면전 대비
- 필요하면 100조+α 조치 시행
- 중소·중견기업 20조대 금융지원
- 부산시 오늘 지역기업 지원 회의
- BNK금융은 2000억 규모 편성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높아지자 정부가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중동 이외 지역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산시와 관계 기관은 긴급점검회의 개최 등 지원 준비에 돌입했고 금융 기관은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
| 2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 AFP 연합뉴스 |
■정부 “위기 대비 중동 외 지역 확보”
정부는 3일 이형일 재정경제부(재경부) 1차관 주재로 중동 사태와 관련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선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나 현재까지 중동지역에 위치한 우리 선박에 안전 관련 특이동향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충분한 비축유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원유와 석유제품 208일분을 비축해 놓은 상태다. 다만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중동 외 물량 확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30%가 지나는 ‘대동맥’이다. 한국은 지난해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의 70%에 달했고,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국내외 에너지시장 및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 발생 때 ‘100조 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의 ‘위기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2.2%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총 20조3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수출입은행(7조 원) 산업은행(8조 원) 기업은행(2조3000억 원) 신용보증기금(3조 원) 등이 참여한다. 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한 가짜뉴스 유포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한국남부발전도 이날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글로벌 에너지 수급 모니터링 강화 및 해외사업장 안전 점검 등 선제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비상대책반은 ▷에너지 수급대책반 ▷발전운영 대책반 ▷안전·보안 대책반 ▷외환 리스크 대책반으로 구성됐다.
■시·지역 기관 등도 대응 나서
부산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 등에 따르면 중동지역 수출액이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인 부산 제조업 분야 기업은 70여 개다. 부산은 중동 수출이 전체의 5% 미만이고 수입 비중은 더 낮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기업 피해가 접수된 것은 없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 상승과 고환율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시와 관련 지역 기관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4일 오전 박형준 시장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리스크’ 영향권에 있는 지역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 기업에 대한 통상 지원, 정책자금 편성,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상승 등 물가 관리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그룹은 ‘그룹 위기상황관리위원회’를 꾸리고 물가 압력 확대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모니터링하는 등 리스크에 대응한다. BNK부산·경남은행은 중동 사태로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지역 기업을 위해 각각 총 1000억 원 규모의 피해 복구자금을 새롭게 편성한다. 업체당 최대 5억 원 한도로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 상공계 관계자는 “앞서 있었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지역 기업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석유업체는 선물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의 피해가 없더라도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