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지수 50선, 하락베팅 규모↑
- 관세·중동리스크發 경계감도
부산 북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모(39) 씨는 6개월 전 1억 원의 대출을 내서 코스닥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원전 관련 한 종목에 ‘올인’해 한때 수익률이 700%이상 치솟았다가 30%까지 떨어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 씨는 “집과 가게 모두 대출을 내서 매매한 상황이어서 주식이 크게 오르는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대출을 내서 투자하고 있다”며 “그래도 기관 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가 계속 코스닥 활성화를 지속한다기에 매도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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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코스피가 거침없이 ‘6300선’까지 치솟는 가운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풍이 코스닥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동시에 공포지수가 높아졌고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 규모도 불어나는 등 변동성 압력이 커지면서 과도한 빚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지난달 27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3.14포인트(1.00%) 하락한 6244.1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는 엔비디아 호실적에 힘 입어 3.67% 급등해 6300선을 돌파했으나 하루 만에 내려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이 7조1037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 최고치다. 지난달 5일 사상 최고치(5조110억 원)를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경신한 것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조2824억 원, 5335억 원 순매수했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지난달 27일 전장보다 0.55포인트(1.01%) 내린 54.12를 기록했다. 8거래일 연속 상승한 지난달 26일에 이어 여전히 ‘50선’을 유지했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 변동성을 예측하는 지표다. 통상 50이 넘으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본다.
빚투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2조3685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연초 대비 18%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신용융자는 대출을 지렛대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주가 하락 때는 담보 가치 부족에 따른 강제처분(반대매매)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지표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매도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달 26일 157조9299억 원으로 연초(113조1054억 원) 대비 급증했다. 대차거래는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리는 행위로, 대체로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공매도와 연계되는 것으로 본다. 조만간 큰 폭의 조정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 아래 ‘하락장’에 베팅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중동 사태 등을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특히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업종을 겨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올투자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반도체 품목 관세 여부에 따라 관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