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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사건 심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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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설탕산업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이하 제당 3사)이 최근 4년여간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실행한 혐의로 총 40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들 업체는 2007년에도 가격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20여년 만에 또 짬짜미를 하다 당국에 적발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주병기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당 3사가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총 4083억1300만 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 원 ▷삼양사 1302억5100만 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 원이다. 업체당 평균 1361억 원 수준이다. 이들 3개 업체의 국내 설탕시장 점유율은 약 89%(2024년 내수 판매량 기준)다.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 합계액(4083억1300만 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것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크고, 업체당 평균 과징금(1361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과징금 합계액 1위는 2010년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에 부과한 6689억 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인상 6차례·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의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실행했다.
공정위는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당 3사는 설탕 원료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실행했다. 특히 가격 인상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식품·음료 기업 등)에는 공동으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반대로 국제 원당 가격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그 시기를 지연시키기로 합의했다.
제당 3사는 대표급·본부장급·영업임원급·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연락을 통해 가격을 합의했다. 거래처별로 점유율이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하고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당 3사의 설탕 가격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07년에도 비슷한 방식의 짬짜미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주병기 위원장은 “설탕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인데 제당사들이 이런 진입장벽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제당 3사에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들이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해 7월과 11월 및 올해 1월에 설탕 가격을 내렸기 때문에 재결정 명령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