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보유 물류거점은 240개
-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 2배인 460개 점포 가동 가능
- 소상공 상생·노동대책은 숙제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제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012년 도입 이후 14년 가까이 대형마트를 묶어온 ‘새벽배송 금지’의 빗장이 풀릴 것으로 보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마트 업계는 전국 점포망을 활용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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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새벽배송 대응 전략을 짜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반발한다. 사진은 SSG닷컴 PP센터에서 직원이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왼쪽)과 지난 6일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자총연합회 등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SSG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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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점포의 ‘물류 거점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가장 큰 기대를 거는 부분은 ‘기존 인프라의 재발견’이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운영 중인 약 670개 점포 중 즉시 온라인 배송 처리가 가능한 곳은 약 460개에 달한다. 이는 쿠팡이 보유한 물류 거점 약 240여 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형마트들은 각 매장 내 유휴 공간을 자동화된 물류 처리 시설로 개조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점포 특성을 살려 신선식품을 즉각 포장해 새벽에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이미 SSG닷컴을 통해 쌓아온 새벽배송 노하우를 전국 이마트 점포로 이식할 계획이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가장 빠르게 확장할 ‘준비된 대항마’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새벽배송을 도입하더라도 전면 확대보다는 기존 온라인 주문 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그로서리(신선식품)’ 전문성을 강화하며, 지역별 점포를 거점으로 한 ‘동네 맞춤형 새벽배송’ 체제를 구축 중이다. 부산에 구축 중인 오카도 기반 CFC는 자동화와 효율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규제 완화 직후 곧바로 전국 단위 새벽배송을 확대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전체 112개 점포 중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 중인 70여 개 점포를 중심으로 배송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도심 속에 위치한 이점을 활용해 이른바 ‘맞춤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고, 온라인 주문 처리량(Pickers) 확대를 위한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규제 완화가 이뤄지더라도 전사 차원의 새벽배송 확대보다는, 일부 점포나 특정 권역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 시범 운영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익성 검증과 비용 부담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내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쿠팡에 대적하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물류 자동화율’로 예상한다. 쿠팡의 물류센터는 로봇 기반의 자동화가 고도로 진행된 반면, 마트 점포는 여전히 사람(피커)의 손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인건비 부담을 어떻게 기술로 극복하느냐가 최종 소비자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반발과 노동권 논쟁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규제 완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은 “마지막 보루였던 영업시간 제한마저 풀리면 골목상권은 초토화될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마트 노동조합은 심야 노동 확대에 따른 건강권 침해와 과로 위험을 지적하며 인력 충원 및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대형마트에 단순한 매출 증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첨단 물류 허브’로 재평가받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다만,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 및 현장 인력의 노동 환경 개선이 동반되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