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지난달은 역사적인 기록 경신의 한 달이었다. 지난달 초 4300포인트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월말에는 코스피 종가 기준 5224포인트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월간 주가 상승률이 24%에 달해 1998년 이후 최고의 월간 성과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한 달 동안 24.2% 폭등하며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성장주에 대한 강력한 매수세가 시장 상승 요인이 됐다.
코스피 상승에는 AI와 연결고리를 가지는 반도체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고가 행진이 돋보였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지속과 실적 개선 전망으로 대형주임에도 주가 상승이 가팔랐다. 또 실적 가시성이 높은 조선주와 글로벌 수요가 탄탄한 방산주의 흐름이 좋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형 바이오주의 급등이 지수 상승에 있어 강력한 에너지를 공급했다.
시장이 급등한 요인으로는 투자자 예탁금 급증이 한몫 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282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조를 넘어섰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정체 속에 시중자금이 증시로 대이동 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외국인들은 HBM 수요 폭증과 AI 랠리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매집에 나섰다. 기관은 금융 방산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섹터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특이점이라면 개인들의 ETF와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매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에 있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자, 늘어난 투자자 예탁금의 상당 부분이 코스닥150레버리지에 몰리면서 코스닥지수를 급등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코스닥지수가 4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시장 과열을 식히기 위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신용거래 융자잔고 또한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서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도 이어졌다. 이달 들어 111조 원이 넘는 막대한 대기 자금이 하락장에서 지수를 떠받치는 소위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신용잔고의 급증은 하락 때 변동성 확대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은 시장이 폭락한 ‘블랙 먼데이’였다. 국내 증시가 ‘워시 쇼크’와 지난달 말 금값(11%), 은값(31%)폭락과 비트코인 8만 달러 붕괴에 올해 첫 거래소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과거 매파적 성향을 보였던 워시가 미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요구에 부응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대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원인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다음날인 3일은 반대로 시장이 급반등하며 거래소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연초 단기 급등한 국내시장이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투자심리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된 구간에서 수급과 유동성이 지수를 방어할 뿐만 아니라 상승에 이바지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