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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 사다리’ 빌라 공급절벽, 부산 작년 175가구…5년새 95%↓

연립주택은 2년 연속 착공 ‘0’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6-02-02 19:24:3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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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비 급등에… “지으면 손해”
- 월셋값 치솟아 서민 부담 커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부산의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서민 ‘주거 사다리’가 흔들린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어려움 등으로 도심 내 소규모 주택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산 비아파트 주택 착공 물량은 175가구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활황이었던 2020년(3912가구)과 비교하면 5년 만에 95% 이상 감소했다. 단기간 조정 국면을 넘어 신규 공급 기능 자체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유형별로 보면 연립주택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착공 실적이 전무했고,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역시 각각 2020년 대비 96% 이상, 92% 이상 감소했다. 빌라 원룸 등으로 불리는 비아파트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공사 기간이 짧아 도심 주택 수급을 조절하고 서민층의 주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공급 위축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급등한 건축 원가가 꼽힌다.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2.45로 2020년(100)보다 30% 넘게 치솟았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에 더해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업계에선 ‘지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진 지 오래다. PF 금융 경색으로 건설업체나 시행사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한 원인이다.

한 지역 건설사 대표는 “지역의 군소 건설사는 원룸이나 소규모 주택을 지어 유지하는데 지금은 시장이 거의 다 죽었다고 느낄 정도”라며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기업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공급 절벽은 서민 주택 시장 전체를 뒤흔든다. 아파트에 들어갈 형편이 안 되는 청년과 서민이 깨끗한 새 빌라를 찾지 못해 낡은 집으로 떠밀리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월세 시장에 몰린다. 특히 전세 사기 공포로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로 갈아타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최근 월셋값이 치솟는 등 서민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길어 수급 조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비아파트가 그 공백을 메워주는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공급망이 무너지면 전세 사기 여파와 맞물려 고가 월세로 내몰리거나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결국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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